30여년 전 금융위기 예견한 경제학자, 자본주의 방향 되짚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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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촉발한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경제학자들을 이렇게 다그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그동안 맹신되던 '경제학'에 대한 믿음이 꺾이고 회의감이 커진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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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스키의 금융과 자본주의 - 불안정 경제의 안정화 전략/하이먼 P. 민스키/김대근 옮김/카오스북/2만5000원
“왜 아무도 금융 위기의 발생을 예상하지 못했지요?”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촉발한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경제학자들을 이렇게 다그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그동안 맹신되던 ‘경제학’에 대한 믿음이 꺾이고 회의감이 커진 계기가 됐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도 같은 해 한 강연에서 “지난 30년간 대부분의 경제학은 좋게 평가해도 쓸모없는 것이었고, 나쁘게 말하자면 해악을 끼쳤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그러나 모두가 장밋빛 전망을 말할 때 그 위기를 경고한 학자도 있었다. 바로 하이먼 민스키다.
이 가설은 발표 초기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초판 출간 이후 1980∼1990년대 초반 저축대부은행과 은행업의 위기, 러시아의 채무 불이행, 1990년대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의 과도한 레버리지로 인한 시장 파열, 2000년 IT 버블 붕괴에 이르기까지, 사례는 차곡차곡 쌓여갔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흔히 ‘민스키 모멘트(Minsky Moment)’라 불리는 이 가설은 이제 투자와 금융, 경기 순환의 일반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금융 불안정성이 자본주의 경제의 뿌리 깊은 특징은 맞지만 민스키는 자본주의의 폐기와 같은 극단적 주장을 하지는 않는다. 대신 ‘결함이 덜 드러나는 자본주의’를 강조한다. 공공 섹터의 역할 강화, 금융 규제, 투명성 개선, 안정성 우선 정책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정책의 초점이 이전지출이 아닌, 고용에 맞춰지길 원했다.
고용 없는 성장과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의 침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등 위기가 심화하면서 ‘민스키 모멘트’가 금융 시장에서 자주 들리는 이때, 자본주의의 방향을 다시 생각해 볼 좋은 기회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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