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반대 국민에 ‘개화 덜 된 조선인’ 비난…KBS 이사 발언에 대학생들 “사퇴하라” 규탄
대학생들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국민들을 “문명 개화 덜 된 전근대 조선인들”이라고 비난한 김종민 KBS 이사에 대한 규탄에 나섰다.
후쿠시마오염수투기반대 대학생원정단은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본사 앞에서 ‘김종민 이사 발언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김 이사가 “국민을 무시하고 역사를 왜곡했다”며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인 김 이사는 지난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후쿠시마 핵 처리수를 둘러싼 헛소동을 보면서 대한민국이 여전히 조선의 때를 벗지 못한 전근대 후진국임을 실감한다”고 했다. 또 “벤츠 타고 에르메스 걸치고 돌아다니며 호의호식해봐야 정신적 전근대성을 벗어나지 못하면 문명 개화가 덜 된 남조선일 뿐이다. IAEA의 과학적 검증 결과도 못 믿겠다는 인간들이 큰소리치는 대한민국은 세계적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썼다.
대학생들은 이날 “일본에 비교하며 조선을 전근대 후진국이라고 표현한 것은 일본제국주의적 시각을 그대로 보여주는 식민사관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대학생 김정현씨(가명)는 “윤석열 정부가 국민들의 불안을 단순히 ‘괴담’ ‘유언비어’ 취급하며 비난으로 일관하는 가운데 나온 김종민 변호사의 발언은 자국민에게 할 수 있는 문장인지 심히 의심스럽다. 전근대 시대에 사는 것은 과연 누구인가”라고 했다.
대학생들은 “우리가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를 반대하는 이유는 ‘더 안전한 미래’를 살아가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투명한 정보 공개와 구체적인 과학 증거, 수차례의 시뮬레이션이 완벽하게 있었더라도 실제 생태계, 바다에서 축적되며 나타날 영향은 검증할 수 없다”며 “안전한 대안이 있는데 방류를 해야 할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 안전 위협하는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반대한다’ ‘개화 덜 된 조선인?’ 등이 쓰인 손팻말을 든 이들은 김 이사에게 “국민을 비웃겠다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자리에서도 당장 사퇴하라”고 했다.
대학 사회에서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주대 총학생회는 지난 25일 “제주도라는 섬 지역 특성상 앞으로 일어날 사태는 해녀, 어민 등 어업에 종사하는 도민들에게 치명적”이라며 정부에 일본의 방류 계획을 저지해달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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