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T'와 'GOAT'의 만남"···선행 덕분에 소원 이룬 '6호선 청년' 근황

얼굴은 공개됐지만 나이, 이름 등 비공개
이번에도 인터뷰 요청은 정중하게 사양해

한 20대 남성이 지난 7일 서울 지하철 6호선에서 다른 승객의 토사물을 치우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chae.mook) 캡처

[서울경제]

지하철에서 토사물을 닦아 화제를 모은 ‘6호선 청년’이 ‘성덕(성공한 덕후)’이 됐다. 공개된 사진에서 청년이 e스포츠팀 T1 로고가 새겨진 가방을 멘 모습을 보고, T1 측이 이 청년을 사옥으로 초청했다.

28일 T1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구단 측의 초청으로 '6호선 청년' 김모 씨가 T1 사옥과 경기장을 방문했다. T1 측은 김 씨가 2013년부터 T1의 팬이었다고 전하며 구단 사옥을 둘러본 후 구단 스폰서인 골스튜디오 굿즈와 T1 경기 티켓도 선물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 27일 선물 받은 티켓으로 경기장에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와 T1의 인연은 김 씨의 선행에서 출발했다. 앞서 지난 7일 밤, 김 씨는 서울 지하철 6호선 열차 안에서 누군가의 토사물을 묵묵히 닦은 모습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이를 지켜본 한 시민이 김 씨의 뒷모습을 찍어 올린 영상이 조회수 400만이 넘었고, ‘좋아요’ 17만 개가 달릴 정도다. ‘6호선 천사 청년’이란 별명도 생겼다.

김 씨를 찾기 위해 T1 측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 사진=T1 인스타그램 캡처

이후 같은 시민이 공개한 또 다른 사진에서 김 씨는 e스포츠 T1의 굿즈로 제작된 가방을 메고 있었다. ‘T1’의 빨간색 마크가 새겨진 가방이었다. 이를 본 T1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팀이 지난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선한 영향력을 펼쳐주신 T1 팬을 찾습니다. 연락 기다릴게요’라는 글을 올리며 미담의 주인공을 찾아 나섰다.

서울교통공사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 씨를 찾아 감사를 표한 데 이어 마침내 T1과의 만남도 성사됐다. T1은 지난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6호선 청년’이 사옥을 방문한 당시의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는 T1 점퍼와 가방을 착용하고 페이커(이상혁) 사진 앞에서 엄지를 들어 올린 김 씨의 뒷모습이 담겼다.

이어 T1은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와 GOAT의 만남. 마침내 두 GOAT가 만났다”는 글도 남겼다. 페이커는 세계 정상급 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거둬 ‘e스포츠 메시’라 불리는 인물이다. 김 씨의 선행 역시 '역대 최고'로 불릴 만하다는 점에서 이같이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T1 선수단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선행 덕분에 ‘성덕(성공한 덕후)’이 된 셈이다. 20대 초반으로 알려진 김 씨는 이번에도 인터뷰 요청은 정중하게 사양했다.

김은미 인턴기자 savou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