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기는 틀렸다” 대전 전세사기 피해자 극단선택
전세사기 사건이 불거진 대전에서도 피해자 한 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전 중구 선화동에 사는 A씨(50)가 지난달 30일 동구 한 길가에 세워진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타 지역에 살고 있는 가족들에게 간단한 마지막 인사와 자신의 위치가 담긴 예약 문자를 발송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중구 선화동 한 다가구주택 전세사기 피해자 중 한 명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이곳에서 전세보증금 8000만원의 집을 계약하고 2년째 혼자 살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를 비롯한 다가구주택 건물 세입자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임대인 40대 B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전세사기를 의심하게 됐다.
피해자들과 A씨 유족은 그의 극단적 선택 이유가 전세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A씨 유족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코로나 때문에 실직하고 본인이 힘들게 모은 돈 8000만원까지 날리게 됐으니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A씨가 사망한 당일 아침 다른 세입자들에게 ‘돈 받기는 틀렸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했다.
다른 피해자들도 A씨가 숨지기 전날 전체 세입자들과 전세사기 피해 사실을 공유했다고 했다. A씨가 거주하고 있던 다가구주택을 소유한 B씨는 동구 가양동과 서구 탄방동 등 건물 세 채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지 피해 세입자 55명이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피해 금액은 39억원에 달한다.
대전경찰청이 임대인 B씨와 공동소유주 등을 상대로 전세사기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B씨는 고소장이 접수되기 전 해외로 출국했다. B씨는 피해 세입자들에게 선순위 보증금을 속이는 방식으로 전세 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 만료일이 도래한 세입자들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와 연락을 시도하고는 있으나 아직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며 “공범 등 관련 수사를 여러모로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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