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교사” vs “설리번 선생”… 주호민이 불붙인 특수교육 논란 [미드나잇 이슈]
“재판 통해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가리겠다” 입장
해당 교사 “강조하고자 했을 뿐 학대 의도 없어”
동료 교사·학부모 “학대할 선생님 아냐” 한목소리
“아이들이 수업을 듣다 오줌을 싸면 저희 보조교사나 교사들이 모두 기저귀를 갈고 뒤처리를 해요. 그만큼 많은 인내심과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폐 성향인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경기도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신고하면서 불거진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남지역 한 특수학교 교사는 “특수학교와 아이들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며 평소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동일한 연령의 보통 아이들과 행동 수준과 의식이 다르다 보니 이에 대한 훈육방법 또한 다를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 대한 고민 없이 단순히 아이를 통해 얻은 녹취록으로 강압적인 말과 행동을 했다고 고소하는 것은 담당 교사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28일 교육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자폐 증세가 있는 주 작가 아들 B군은 비장애인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던 중 한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거나, 여학생의 머리채를 쥐어잡고 뺨을 때리는 등의 돌발행동을 보여 일반교사에 의해 분리조치됐다.
분리조치가 된 이후 특수교사인 A교사가 B군에게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것은 고약한 일이야. 그래서 네가 지금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지 못하고 있어”라는 말을 했다. B군이 교실을 나가는 행위를 반복하자 해당 교사는 교실 출입문을 막고 “공부 시간에는 나갈 수 없어. 너 지금은 교실에 못 가. 왜 못 가는 줄 알아?”라는 발언을 했다.
이러한 내용은 당시 B군이 소지한 녹음기에 녹취됐고, 해당 녹음을 들은 주 작가 부부는 해당 특수교사를 아동 학대 혐의로 신고했다. A교사는 B군 부모가 자신을 신고했다는 경찰 통보를 받고 두 달여 뒤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현재 교육청에서 직위해제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담당 특수교사는 검사에 의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교사는 억울함을 주장했다. 그는 사건 경위서를 통해 “학생에게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강조하고자 했을 뿐 정서적으로 학대하고자 하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주장했다.
여론은 차갑다. 특히 주 작가에게 고소당한 특수학급 교사는 ‘헬렌 켈러의 설리번 선생님’을 연상케 할 정도로 존경받을 만한 분이었다는 게 동료 교사와 다른 학부모들 이야기다.
주 작가 부부에게 고소를 당한 교사의 동료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그는 아이를 학대할 선생님이 아니다”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직 초등교사만 가입할 수 있는 커뮤니티 인디스쿨에는 지난 26일 그를 위해 탄원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한 동료 교사는 “(주호민의 자폐 아들 B군이) 1학기에 이미 통합학급 여아를 대상으로 반복적 뺨 때리기, 머리 뒤로 젖히기, 신체접촉 등 문제 행동을 했다”며 “2학기 초 수업 도중 통합학급 여자아이에게 속옷까지 훌러덩 내려 보여주는 행동을 해 피해 학생 어머니가 분리를 요구했다. 평소 피해 학생을 때리는 일이 잦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말 존경할 만한 좋은 분이셨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면서 “8월 말에 있을 3차 공판에서 특수교사가 부디 무죄 판결을 받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교사 모두가 처할 수 있는 상황과 고통이기에 쉽지 않은 부탁임을 안다”며 탄원서 제출을 호소했다.
또 주호민 자녀와 같은 특수반 학부모 중 한명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많은 특수교사를 만났지만 그 선생님 같은 사람은 없다”며 “그렇게 기다렸던 설리번 선생님을 드디어 만난 건데 한순간에 뺏겼다”고 토로했다.
설리번 선생님으로 유명한 조앤나 맨스필드 설리번 메이시는 헬렌 아담스 켈러의 스승으로 진정한 교육자의 표본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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