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막아준 레인부츠가 무좀을 불렀네요

가렵고 각질 일어나면 곰팡이균 감염 의심해야

직장인 A씨(27)는 길게 이어진 장마 때문에 레인부츠(장화)를 구입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에도 발이 젖지 않아 쾌적하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신을수록 발가락 사이에 가려움이 심해졌다. 피부가 짓무르고 발바닥에서도 하얀 각질이 일어났다. 결국 병원을 찾은 A씨는 무좀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무좀은 피부사상균이라는 곰팡이가 발가락 사이나 발바닥 등에 감염을 일으켜 발생하는 피부병이다. 특정 피부사상균은 고온다습할 때 피부감염을 더 잘 일으키기 때문에 레인부츠처럼 공기가 잘 통하지 않고 땀과 습기가 쉽게 차는 신발을 오래 신는 경우 더욱 발병률이 높고 증상도 심해진다.

무좀은 증상에 따라 염증 없이 발가락 사이가 갈라지고 껍질이 벗겨지는 지간형, 작은 수포가 발생하는 소수포형, 발바닥에 각질이 두껍게 생겼다가 가루처럼 떨어지는 각화형으로 나뉜다. 지간형 무좀은 발가락 사이처럼 밀착돼 공기가 통하지 않는 곳에 주로 발생하는데,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발가락 사이가 짓무르는 경우가 많다. 소수포형 무좀은 발바닥 중간 부위나 옆쪽에 생기며 작은 물집을 동반한다. 지속할 경우 발바닥 전체에 각질이 쌓이게 되고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각화형 무좀은 발바닥 피부 각질층이 두꺼워지고 피부 표면이 오돌토돌 융기되는 증상을 유발한다.

무좀에 걸렸다면 가렵거나 각질이 보인다고 긁어서는 안 된다. 피부 장벽이 약해진 상태여서 긁으면 세균 감염 등으로 염증이 쉽게 생길 수 있다. 또 무좀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시도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해 손바닥과 손가락 사이, 몸통 등 다른 곳으로 번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무좀이 의심되면 손쉽게 할 수 있는 ‘각질 도말 검사’로 피부사상균 감염 여부를 확인한 뒤 무좀으로 진단되면 대부분 항진균제를 발라 치료할 수 있다. 다만 경우에 따라선 먹는 약으로 치료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김대현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교수는 “완전한 무좀 치료를 위해서는 4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증상이 나아진 것 같아 자의적으로 치료를 중단하면 쉽게 재발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관리와 예방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