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환자 생존기간, 59세 이하에서 가장 많이 늘었다
전 연령선 12년 사이 4.3개월 증가
일산병원 연구 유럽암학회지 게재
국내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졌다. 전체 환자 중 생존율이 50%가 되기까지의 기간인 중앙생존기간은 2006~2008년 5.5개월에서 2018~2019년 9.8개월로 4.3개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은 박병규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유럽암학회지’ 최신호에 게재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진은 2006~2019년 국민건강보험을 이용한 전국 췌장암 환자 7만8920명을 대상으로 치료 경향 변화와 진단 연도, 치료 방법, 연령대에 따른 환자들의 생존 기간을 국내 최초 빅데이터 연구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전체 환자 중 1차 치료로 수술을 받은 환자의 비율은 2006년 15.0%에서 2019년 24.4%로,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도 같은 기간 22.2%에서 33.1%로 증가했다. 연령이 낮을수록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받은 비율이 높았으며, 80세 이상 환자군에서는 80% 이상의 환자들이 보존적인 치료만 받았다.
환자들의 생존 기간은 전체적으로 늘었으나 연령대별로 차이를 보였다. 59세 이하는 중앙생존기간이 8.8개월에서 18.8개월로 10개월 늘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어 60~69세는 6.8개월에서 14.6개월로 7.8개월 증가했고, 70~79세는 4.2개월에서 8.3개월로 4.1개월이 늘었다. 다만 80세 이상은 2.4개월에서 3.4개월로 1.0개월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치료 방법에 따른 생존 기간도 수술군과 항암치료군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모두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수술군에서는 2006~2008년 18.5개월에서 2018~2019년 34.8개월로 중앙생존기간이 늘었다. 항암치료군에서는 같은 기간 8.9개월에서 12.4개월로 늘어났다. 연구진은 항암치료군에서 특히 최근 들어 생존 기간이 길어진 요인은 새로운 항암제의 도입 효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췌장암은 조기진단이 어렵고, 약 20%의 환자만 수술이 가능해 평균 생존 기간이 길지 않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할 수 없거나 수술 후 재발한 환자에게 항암·방사선 치료를 시행해도 효과가 크지 않은 한계도 있다. 그러나 최근 수술 가능한 범위가 넓어지고 수술 기법도 발전한 데다, 새로운 항암제도 적용해 치료 결과 개선이 기대됐다. 박병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양한 분석을 통해 췌장암에 대한 수술과 항암치료가 점차 증가함을 확인했으며 그 결과로 환자 생존 기간도 늘어났음을 실제 데이터로 확인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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