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지역구 정치인에 '품앗이 후원'…퇴색된 비례대표제 취지
저희가 살펴보니 비례대표들, 후원금을 이렇게도 씁니다. 본인이 선거 치를 지역구에 있는 다른 정치인들에게 품앗이하듯 후원을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내가 특정의원에게 '열심히 하세요' 후원한 돈이 다른 정치인에게 가고 있다는 겁니다.
이어서 하혜빈 기자 보도 보시겠습니다.
[기자]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대구 동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회 입성 이후 줄곧 지역 활동에 공을 들였고, 최근엔 사무실도 열었습니다.
조 의원은 대구와 경상도 지역 정치인들을 집중적으로 후원했습니다.
유영하 대구시장 예비후보와 경북, 경남 도지사들에게 천만원 넘게 보냈습니다.
재정 정책 전문가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전북 전주시 출마를 앞두고 있습니다.
양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 직전, 전주시의원 후보 4명에게 50만원씩 후원했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후원금을 '예비 지역구' 정치인에게 다시 후원한 비례대표 의원은 확인된 이들만 6명.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등에게 보낸 후원금을 다 합치면 약 2천 6백만원에 이릅니다.
이들은 "당선 전부터 친한 사이라 후원했다"거나, "출마 지역뿐 아니라 가까운 동료 의원이 험지에 출마할 때도 후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비례대표제 취지에 비춰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다만 비례대표 의원이 전문분야 활동에 집중하는 것만으론 사실상 재선이 어려운 구조 자체도 문제란 분석도 나옵니다.
[유성진/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 교수 : 비례대표 활동으로 평가받고 의정활동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에 지역구로 가야 하는 거죠.]
실제 한 비례대표 의원은 "당에서 비례대표 의원들의 지역구 출마를 적극 독려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조영익·김충현)
◆ 관련 기사
'출마할 지역구'에 사무실 차리고 후원금 펑펑 쓴 비례대표들
→ 기사 바로가기 :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37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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