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열병식서 눈시울 붉힌 김정은…북·중·러 연대 ‘과시’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ddoku120@mk.co.kr) 2023. 7. 2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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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는 28일 오후 3시부터 전날 밤에 열린 ‘전승절’(6ㆍ25전쟁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 열병식을 녹화 방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애국가가 주악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이 27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연 이른바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 열병식에 무인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배경으로 북중러 연대를 한껏 과시했다.

북한 매체들은 28일 전날 열린 열병식 영상을 공개하며, 새로 개발된 전략 무인 정찰기와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 등의 모습이 포착됐다.

이들 무인기는 지난 26일 김정은 국무 위원장 등이 참관한 무기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됐다.

김일성광장 주석단 중앙에 자리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좌우에 러시아·중국 대표가 나란히 자리하고, 거수경례를 하거나 박수를 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등 북한의 전략 무기 행렬을 함께 지켜봤다.

광장을 바라보고 김 위원장 오른쪽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왼쪽에 리훙중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국회부의장 격)이 자리했다.

김 위원장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가까이서 긴밀히 이야기를 나누거나 리훙중 부위원장과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여러차례 포착됐다.

북한이 ‘전승절’(6ㆍ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인 지난 27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사진 = 연합뉴스]
열병식 말미에 ICBM 화성-18형이 주석단 앞으로 지나가자 김 위원장과 쇼이구 장관은 거수경례로 경의를 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규탄 안건이 회의에 올라올 때마다 어김없이 북한을 감싸며 국제사회의 대응을 무력화하고 있다.

식전행사부터 열병식까지 전체 행사는 3시간20분 가량 진행됐다. 오프닝 때부터 사방에 설치된 조명에서 쏟아진 형형색색 불빛이 광장을 뒤덮었고, 오색 불꽃이 평양의 밤하늘을 수놓는 등 화려한 무대가 연출됐다.

특히 눈에 띈 것은 김일성 광장에 새로 세워진 초대형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상’이었다.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에 있는 승리상과 판박이로, 이번 행사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념상에는 ‘위대한 년대에 경의를 표한다’는 김정은의 친필 문구가 새겨져 있다. 1950년대 전쟁시기를 ‘위대한 년대’라고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애국가 제창 순서에서 눈시울이 촉촉해진 김정은이 이따금씩 눈을 감은 채 노래를 따라부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북한이 ‘전승절’(6ㆍ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인 지난 27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사진 = 연합뉴스]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의 아내인 리설주나 딸 김주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열병식에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 직전 2월 열병식에는 두 사람 다 참석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김정은 옆에선 현송월 당 부부장이 주석단 입장부터 퇴장까지 내내 보좌하는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3시간이 넘는 행사 내내 주석단에서 선채로 열병식을 지켜봤다. 또 행사가 끝나고서는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며 군중을 향해 환하게 웃고 손을 들어 인사했다. 육안상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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