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운지] 북한, 대규모 야간 열병식 진행...북중러 밀착 과시
■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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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6·25 정전협정일, 이른바 '전승절' 70주년을 맞아 심야 열병식을 열었죠.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무기도 공개됐는데요.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과 함께 관련 내용깊이 있게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예상대로 북한이 심야 열병식을 개최했고요. 밤에 열병식을 개최하는 것은 아주 관행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고요. 이번 열병식을 보니까 몇 가지 특징이 드러난 점이 있던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특징 어떻게 꼽아보겠습니까?
[조한범]
가장 큰 특징은 중국하고 러시아죠. 최근에 2020년 이후부터는 주로 야간에 열병식을 하고. 최근의 정상적인 국가는 열병식을 거의 안 해요. 왜냐하면 과거 냉전시대 때 보여주기식, 권위주의 문화의 한 일면이거든요. 북한이 저렇게 하는 건 뭐냐 하면 극적인 효과거든요. 대내외적인 과시, 체제 결속. 그러기 위해서는 밤이 좋죠. 얼마나 비상식적이냐면 비행기에 LED 등을 달고 밤에 비행을 하거든요. 그러면 비행기는 은닉성이 생명인데 날 잡아봐라 이런 거거든요. 그런 정도로 과시에 목적을 뒀기 때문에 주로 밤에 하는 거고요.
그런데 과거에는 밤 0시에 하는 경우도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손님을 불렀으니까 그럴 수는 없죠. 그럴 수는 없고 이번에 생각보다는 규모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던 것 같고요. 그리고 나온 장비도 그렇게 대규모로 보여지지는 않아요, 생각보다는. 그렇게 보면 이미 북한이 그동안 다 신무기라고 보여줬거든요. 이번에 나왔던 무인정찰기나 무인공격기도 이미 식별이 됐었고 나올 거라고 대부분 예상을 했거든요. 그럼 그거 외에는 처음으로 선보인 무기도 없거든요. 그렇게 보면 결국 이번에 가장 주목할 부분은 중국, 러시아 대표단이다. 중국은 당정 대표단이 왔고요. 원래 당정관계예요.
그런데 러시아는 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쇼이구 국방부 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푸틴 대통령이 집권하기 전부터 최측근이었거든요. 전쟁 중에 쇼이구 국방장관이 무려 2박 3일간이나 북한을 방문해서 밀착행보를 보였다는 거죠. 이 점을 상당히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앵커]
결국 한미일 공조 강화에 대한 맞대응 차원 그런 성격도 엿보이기는 하는데. 이번에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금 말씀하셨다시피 러시아의 쇼이구 국방장관,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인데 전쟁을 총괄해야 될 국방부 장관이 외국을 방문하는 것도 이례적입니다마는. 특히 2박 3일 동안 중국 리훙중 상무부 부위원장보다 먼저 왔어요. 그리고 북한이 러시아 대표단을 환대하는 모습을 보면 훨씬 상대적으로 공을 들이는 거 아닌가 이런 느낌도 드는 측면이 여러 가지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조한범]
저도 조금 놀란 게 중국 대표단은 홀대를 받은 감이 있어요. 보면 쇼이구 장관이 왔을 때 김정은 위원장이 배석자 없이 단독면담을 했습니다. 그다음에는 강순남 국방상과 쇼이구 국방장관이 회담을 했어요. 그다음에 무장장비전람회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데리고 가서 쇼이구 장관 일행한테 직접 안내를 했어요. 원래 이런 일이 없거든요. 그다음에 공연 때도 같이 참석을 했죠. 그다음에 노동신문도 보면 거의 러시아로 도배를 했어요. 그런데 중국은 몇 장 안 나와요. 쇼이구 국방장관이푸틴 대통령 친서를 단독면담 때 전달했거든요. 그런데 중국 대표단의 친서는 김정은이 어디서 받냐면 공연장에서 대기실에서 서서 봤습니다. 옆에 쇼이구 국방장관도 있었어요. 그건 예의가 아니거든요. 그리고 단독면담도 없었습니다. 단독면담은 최룡해가 했어요.
[앵커]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
[조한범]
아주 이례적이죠.
[앵커]
사실 북한과 중국은 이른바 혈맹관계라고 하지 않습니까? 어떤 의도가 있는 걸까요? 김정은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조한범]
일단은 전례가 없는 일이고요. 중국으로서는 매우 자존심이 상했을 거예요. 시진핑 주석 친서가 그렇게 전달될 게 아니거든요. 제가 추측컨대 2018년에 마지막 중국의 고위급 방문단이 왔을 때는 전인대 상무위원회 위원장이 왔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부위원장이 왔어요. 한 급이 낮아졌죠. 지금 북중러가 연대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사실은 더 큰 고위급을 기대했을 텐데 중국 입장에서는 지금 열병식에서 핵무기가 나올 텐데 미국하고 약간 화해 분위기거든요. 미국 눈치도 봐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수위를 조절한 것 같고. 여기에 대해서 북한이 섭섭함을 표현한 것 같고. 러시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있습니다. 왜냐하면 원래 북한 전체 교역의 최대 규모가 70억 불 됐었거든요. 이때 67, 68억 불이 중국이거든요. 러시아는 1억 불밖에 안 돼요. 북중관계가 10이라고 하면 북러관계는 전통적으로 1도 안 됐거든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상황이 바뀌었어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 북한이 일방적으로 지지를 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불행하게도 어느 한쪽이 압승을 하기가 어려워요. 휴전하거나 또 종전도 어렵죠. 아니면 장기적인 소모전이거든요.
그럼 러시아에게 절실한 게 북한입니다. 장기적인 소모전인 경우에는 탄약이 필요한데 그 정도의 탄약을 공급할 나라는 북한밖에 없습니다. 그다음에 휴전으로 가면 러시아가 점령한 돈바스 지역을 해야 하는데 거기에 건설노동자를 파견할 나라도 북한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러시아로서는 북한이 전략적 가치가 아주 커진 거죠.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특별히 공을 들인 거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거죠.
[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이렇게 대놓고 지지하고 있는 나라가 세계에서 몇 개 나라가 안 되는데.
[조한범]
시리아, 북한, 이란, 중국. 중국도 눈치 보죠.
[앵커]
그중에서도 북한은 이미 러시아에 포탄과 로켓탄을 공급하고 있다는 그런 외신 보도들도 있고요.
[조한범]
바그너그룹에는 했다고 미국이 확인을 했죠.
[앵커]
그래서 이번을 계기로 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에 대놓고 좀 더 국방협력관계를 강화하고 나아가서 무기 거래를 꾀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무기전시회에 이렇게 대표단을 초대하고 직접 설명하고 이런 모습을 연출한 것도 일종의 무기 세일즈의 일환 아닌가.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다면 북한이 앞으로 러시아에 대해서 기존에 포탄이나 이런 차원을 넘어서 좀 더 고도화된 무기를 수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십니까?
[조한범]
그런데 저는 무기 세일즈라고 하는 건 너무 나간 표현이다. 왜냐하면 이렇게 됩니다. 러시아가 원래 공산권 무기의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일부 이전해 주고 카피한 게 중국입니다. 중국제 기술을 가져와서 카피하는 게 북한이거든요. 그러면 원천기술에서 한참 떨어지는 게 북한이거든요. 러시아가 아무리 이빨 빠진 호랑이라 하더라도 사실은 미국과 거의 동등한 규모의 군사 원천기술을 가진 나라인데 북한이 급조해낸 저런 무기들이 실효성이 있다고는 러시아가 생각 안 할 거예요. 지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배하는 건 첨단무기가 아닙니다. 탄약이에요. 155mm 이하 포탄. 러시아는 152mm를 씁니다마는. 그다음에 소모전에 쓰는 탄약 있죠. 포탄과 탄약이거든요.
이게 지속 가능해야 되는데 그게 없으니까 우크라이나도, 미국도 우리한테 눈치 보는 거 아니에요? 미국은 얼마나 급하면 인도적인 문제가 있는 집속탄까지 공급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장기적인 소모전을 버텨야 되는데 러시아는 그럴 능력이 없거든요. 그런데 북한은 70년 동안 전쟁을 준비했기 때문에 그 군수능력은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 무장장비 전시회에서 보여줘서 이걸 사라. 안 사죠. 산다면 어디까지 정도냐면 단거리 미사일 정도. 이것도 소모전이니까요. 이 정도지 나와서 보여주는 북한이 자랑하는 첨단무기라고 하는 것들은 러시아가 믿지 않죠.
[앵커]
그럼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무기전시회에서 설명하고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은 어떤 차원입니까? 과시 차원입니까?
[조한범]
군사협력 가능성이죠. 지금 새로운 문제가 생긴 거예요. 뭐냐 하면 러시아로서는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커졌고요. 탄약 공급처, 노동력 공급처. 그리고 북한의 입장에서는 대가가 뭐냐. 식량, 에너지, 그다음에 북한이 목말라하는 군사기술을 줄 수 있거든요. 얼마 전에 5월 30일에 쐈던 정찰위성 추락한 거 잔해를 우리가 건져올렸죠. 우리 군이 그때 그랬거든요. 군사적 효용성이 없다가 아니라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 그랬거든요. 이 부분, 이 첨단 부분에 있는 이 기술은 북한이 없거든요. 그럼 그걸 다 주지는 않겠지만 일부는 도와줄 수 있죠. 그러면 탄약과 노동력, 그다음에 식량, 에너지, 군사기술 일부, 그다음에 F-35 같은 비행기는 정말로 북한이 필요로 하는 겁니다. 우리 공군에 대응할 수 있는 비행기가 없거든요. 그런데 F-35만 받아도 우리 F-15랑 거의 대등하거든요. 그런 걸 줄 수도 있죠.
[앵커]
결국 정리를 하면 북한이 러시아와의 국방협력을 강화해서 기대하고 있는 바는 지금 말씀하신 대로 정찰위성이라든가 고도화된 기술을 개발하는 데 기술협력을 기대하는 점. 그리고 항공기 부분에서 지원 협력을 받을 수 있는 점. 그리고 식량난이 있으니까 식량 지원도 기대할 수는 있겠군요.
[조한범]
러시아는 식량 수출국이거든요. 그다음에 에너지가 있죠. 식량과 에너지 수출국이거든요. 푸틴이 버티는 게 식랑과 에너지 팔아서거든요, 비료랑. 그러니까 북한의 입장에서는 다 필요한 거거든요. 그런데 러시아가 없는 걸 가지고 있죠. 재래식 포탄 생산 능력, 노동력.
[앵커]
아무튼 북한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공개적으로 러시아하고 밀착하는 모습. 말씀하신 대로 중국으로서는 이번에 섭섭함을 느낄 수 있었던 그런 장면들이 연출이 됐는데 이거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놀라운 장면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조한범]
전략적 환경 변화 때문이에요. 중국은 노골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러시아를 지원하기 어려워요. 심정적으로는 지원할 수 있지만, 국제사회가 있기 때문에. 그러나 러시아는 전쟁 당사자고 북한은 이미 대북제재 더 이상 받을 게 없거든요. 더 이상 바닥까지 떨어진 두 체제이기 때문에 양쪽은 무슨 협력을 해도 국제사회가 견제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앵커]
이번에는 무기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이번 열병식에는 사실 말씀하신 대로 새로운 무기가 많이 공개된 그런 편은 아니었고요. 이른바 무인기들, 무인정찰기, 무인공격기가 공개됐습니다. 열병식 직전에 무기전시회 홍보영상을 통해서도 비행하는 장면이 공개가 되기도 했고요. 그런데 그 모양 자체가 너무나 미군이나 우리 군이 운용하고 있는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와 굉장히 흡사해서 많은 분들이 놀랐던 것 같은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조한범]
중국이 가지고 있는 헬기도 미국의 블랙호크랑 똑같이 생겼고요. 그러니까 외형 정도는 기체역학이나 이런 걸 따지고 일부 설계도 정도를 가져오면 모양은 그대로 만들 수 있어요. 그리고 현대무기는 거의 외형을 동일하게 따라갑니다. 예를 들면 러시아가 가지고 있는 이스칸데르 미사일있죠, 단거리 미사일입니다. 북한이 가지고 있는 K-23, 그리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한국 현무가 셋이 똑같아요. 모양새는 똑같아요. 그러니까 모양은 유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이런 겁니다. 우리가 KF-21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지 않습니까? 작년 7월에 첫 비행을 했거든요. 지금도 계속 비행을 해요. 2000소티 정도 비행을 하거든요, 시험비행을. 그래서 양산 체제가 2026년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보여주는 저 정찰기는 식별된 지가 한 달 됐거든요. 그런데 한 달 만에 본인들 말로 공군에 실전배치했다고 무장정비했다고 말이 나오거든요. 그럼 비행 두세 번 해보고 실전배치했다는 얘기거든요. 그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거예요.
[앵커]
너무나 단기간에 급조한 티가 나기 때문에.
[조한범]
저런 껍데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저게 고고도정찰기거든요. 고도 20km에서 지상의 30cm 이내의 물체를 식별해내야 하거든요.
[앵커]
성능은 우리가 확신할 수 없다?
[조한범]
확신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정찰위성에서 이미 보여줬거든요. 전혀 없다고 그랬거든요. 그럼 저 안에 있는 부품들은 어떻게 만들며 저 안에 있는 합성궤도레이더, 적외선 어떻게 만들며 또 하나 군사용 GPS가 있어야 되거든요. 그러면 군사용 GPS는 군사기밀인데 이걸 러시아나 중국이 줘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사실은 보여주기는 되지만 실제 성능하고는 하늘과 땅 차이인 거죠.
[앵커]
무인공격기도 마찬가지고요.
[조한범]
마찬가지입니다. 무인공격기가 더 어려운 거거든요.
[앵커]
무인공격기와 무인정찰기가 오늘 열병식 퍼레이드에도 나왔습니다마는 과연 북한이 단기간에 저렇게 외향은 흡사하게 만들어냈지만 지금 말씀하신 대로 성능까지 확보할 수 있었는가. 여기에는 많은 분들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고요. 이밖에 오늘 열병식에 공개된 무기들 중에서 우리가 주의깊게 살펴봐야 될 건 뭐가 있을까요?
[조한범]
이미 다 나온 것들입니다. 해일, 수중핵어뢰 나왔고요. 그다음에 극초음속 미사일. 그것도 두세 번밖에 안 썼어요. 그걸로 실전배치 절대 안 됩니다. 실전배치했다고 나왔죠. 그다음에 최강의 무기로 자랑하는 게 화성-18형입니다. 사실 보여주고 싶었던 건 화성-18형이거든요.
[앵커]
지금 화면에 나온 게 방금 말씀하셨던 해일, 핵어뢰라고 하는.
[조한범]
핵어뢰로 추정이 되고요. 저렇게 체크무늬 표시가 있으면 저게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앵커]
어뢰라고 합니다마는 상당히 규모가 큰 그런.
[조한범]
왜냐하면 저게 수십 시간 수중에서 기동을 해야 되거든요.
[앵커]
최장사거리가 1만 킬로라고 했나요?
[조한범]
추정이죠.
[앵커]
북한이 그렇게 주장하는 거고요. 지금 말씀하신 대로 ICBM도 나왔고. 지난 2월 열병식과 비교하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오늘 공개 규모, 대수도 상당히 줄어든 것 같고요. 왜 그럴까요?
[조한범]
원래 예상은 규모가 대규모고 화려하고 그다음에 특히 핵전력 부분의 종합능력을 보여줄 거라 그랬거든요. 그런데 그 정도 규모는 안 되는 것 같아요. 보면 최근 도발도 보면 작년 10월 6일 집중적인 대규모의 도발에 비해서 요즘 도발이 뜸하거든요. 그다음에 고강도 도발도 생각보다... 저건 화성-17형이고요. 고체 ICBM이고. 그렇게 보면 북한도 무한정 도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지금 내구력에 한계가 있고. 그러니까 이번의 경우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국제적인 연대, 이런 쪽에 방점을 뒀지 규모에 많은 비용을 들이는 거는 조금 지양을 한 것 같아요.
[앵커]
화성-17형, 화성-18형 모두 다 공개가 됐습니다마는 말씀하셨다시피 지난 2월 열병식과 비교했을 때 새로운 무기가 공개되거나 이런 건 무인정찰기, 무인공격기 그 정도. 그것도 이미 우리가 예상했었던 거고요. 특히 이번 열병식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육성연설이 있지 않을까 그렇게 관측도 됐습니다마는 결국 연설은 안 한 걸로 나오고 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거는?
[조한범]
전략적 판단인 것 같아요. 지금 어떤 그림이냐면 지금 북한 핵개발은 국제사회에서 용인하지 않는 거고 중국과 러시아도 UN결의에서 위반이라고 동의했거든요. 그런데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김정은 위원장 양옆에 서 있는 상황에서 핵무기가 지나갔거든요. 거기다 경례까지 했거든요. 그럼 용인한 거거든요.
[앵커]
서 있었다는, 그 자리에 있었다는 자체가 이미 용인한 건데.
[조한범]
범죄 물증의 현장에 있었던 거거든요. 그런데 여기에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에서 핵 어쩌고 저쩌고 이렇게 얘기를 하면 중국과 러시아 입장이 난처해지죠, 안보리에서.
[앵커]
결국 수위를 조절한.
[조한범]
그렇죠. 서 있는 것만으로 의심이 되는 상황인데. 만일에 연설하는 것까지 다 듣고 있으면 나갈 방법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그 정도 서비스는 중국과 러시아가 해 주고 김정은 위원장은 연설을 생략하는 선에서 전략적 수위를 조절했다 이렇게 봐야겠죠.
[앵커]
김정은 위원장이 열병식에 참석할 때는 그때그때 복장이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어떨 때는 이른바 원수복이라고 하는 군복을 입고 나올 때도 있고 지난 2월에는 중절모에 코트를 입고 나오기도 했고. 어제는 양복을 입고 나왔습니다마는. 복장에도 어떤 의미가 담긴 겁니까?
[조한범]
7.27 전승절이니까 사실 군복을 입어야죠. 그런데 어제 열병식의 방점은 외교거든요. 외교무대인데 최고 지도부가 푸틴 대통령의 군복을 입거나 시진핑 주석의 군복 입고 그러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외교의 정상국가의 모습을 외교의 장으로 만들려고 하면 양복이 제일 맞죠. 그러니까 가족도 안 데리고 나오죠. 김주애나 리설주가 나올 일이 없는 거죠. 가족 행사가 아니니까.
[앵커]
북한의 열병식 자체는 군사 퍼레이드기도 하지만 자신들의 무기와 군사력을 과시하는 차원도 있지만 또 인민들을 위로하는 일종의 축제 형식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실제로 사전 행사를 보면 사람들이 나와서 춤추고 마치 축전 같은 분위기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을 통해서 인민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이런 메시지를 내기도 했습니다마는 어제는 그런 연설은 없었고. 다만 공연 장면에서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노래를 들으면서 눈시울을 붉히는 듯한 그런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어요. 이건 어떻게 보셨습니까?
[조한범]
실제로 2020년 열병식에서는 과거 열병식에서는 눈물을 흘린 적도 있어요. 수건을 미리 준비해놓고 그 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장면까지 연출했습니다. 실제로 자주 울어요. 기록영화에 보면 자주 우는 장면이 나와요. 눈시울을 붉혔다는 표현이 자주 나오고요. 일단 본인이 감성적이고요. 또 하나는 뭐냐 하면 일종의 과대망상증 같은. 보면 지금 무인정찰기 이런 거 보면... 북한 기록영화 보면 지하철 전동차를 수입하려고 그랬다가 김정은 위원장 지시를 받고 70일 만에 만들어내는 장면이 나와요. 북한이 비행기도 만들었습니다, 경비행기도. 이런 걸 보면 사실은 본인이 모든 문제를 헤쳐나가고 거기에 대해서 자아도취감을 가지는 그런 장면들이 많이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나르시시즘. 상당수의 독재자들은 나르시시즘이에요. 자아도취형이에요.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은 그게 강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원래 감성적인 데다가 저런 걸 보면서 자기가 뿌듯한 거죠.
[앵커]
상당히 냉정한 측면도 있는 데다가 감성적인 성격도 있고.
[조한범]
우는 장면이 상당히 많이 나와요.
[앵커]
열병식 연설에서 북한 강순남 국방상이 연설했습니다마는 역시 메시지를 보면 적수들에게 경고한다든가 재차 위협을 가했습니다. 앞으로 도발이 더 잦아지지 않을까,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이런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조한범]
지난해 같은 집중적인 도발은 쉽지 않을 거예요. 지난해 9월 말, 10월부터는 항공기 수백 대를 띄었죠. 그때 몇 대 격추됐습니다. 추락했습니다. 뜨지도 못했고. 그다음에 속초 앞바다에 미사일 쐈고 본인들 말로는 울산 앞바다에도 쐈고 무인기도 침투시켰고 우리가 포병훈련만 해도 대응을 했거든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북한이 얻은 게 없거든요. 나온 게 한-워싱턴 선언이고 핵협의그룹이고 SSBN까지 얻은 게 별로 없어요. 그러니까 향후에 한미 동행에 대해서 대응하겠지만 제가 볼 때는 경제적인 도발을 선택할 거예요. 지난번처럼 그렇게 무모한 도발해봤자 얻을 것도 없고 비용만 추가되거든요. 북한이라고 무한정 쏘아댈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앵커]
경제적 도발이라고 하면 어떤 걸 들 수 있을까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든가.
[조한범]
그렇죠. NCG라고 하는 한미 재래식동맹, 핵동맹으로 전환하는 아주 큰 계획인데 달랑 단거리 미사일 2발로 대응했거든요. 그다음에 SSBN 켄터키함 이건 사실 괴물같은 무기입니다. 이 안에 들어 있는 핵무기는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에 1000개에서 최대 6000개가 들어 있는 거거든요. 단순하게 말하면. 그게 들어왔는데도 그냥 순항미사일 몇 개 쏘고 말았거든요. 순항미사일은 UN 결의 위반도 아니에요. 작년 하반기하고는 완전히 다르거든요. 그러니까 존재감은 보여주지만 그러나 고강도의 전략적 도발을 하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비용도 비용이고. 한미가 또 압도적인 대응을 하거든요.
[앵커]
새로운 신무기, 전략무기를 공개할 것도 마땅치가 않고.
[조한범]
다 끝났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질문을 드리죠. 일단 정전협정 체결 70주년. 하지만 70년이 지났습니다마는 평화는 요원한 것 같고요. 강대강 대치로 당분간 이렇게 가지 않겠는가. 결국 궁극적인 목표는 한반도의 비핵화 그리고 평화체제로의 전환 이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겠습니다마는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평화체제로의 전환도 상당히 어렵지 않겠는가. 게다가 지금 우리 내부에서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이 합의도 완전히 안 된 상황인 것 같고요, 최근에는. 어떻게 접근해야 될까요?
[조한범]
지금 바람직한 건 아니지만 북한이 시작을 했죠. 지금 한반도는 핵대핵경쟁체제예요. 그다음에 북한이 핵으로 도발했으면 한미가 재래식이었는데 워싱턴 선언으로 핵대핵 경쟁체제가 됐어요. 그러면 이런 핵대핵 경쟁체제에서는 국력이 약한 쪽이 훨씬 불리합니다. 북한이 불리해요.
고강도의 도발 필요도 있고 엄밀히 말하면 사실 강대강 대치국면이지만 외교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남북미 모두 피로감이 있거든요. 그러면 이제 어느 경우든 미중도 대화의 물꼬를 트죠. 그렇게 보면 사실 국면을 전환해야 되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2개가 같이 가야 됩니다. 과거에 핵이 없었죠. 그런데 핵을 가진 상태의 평화체제는 안 되죠. 비핵화와 평화체제라는 중국이 표현하는 쌍궤가 같이 흘러가야 되는데 그런데 문제는 입구는 비핵화에서 열려야 되거든요.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에 대한 입구를 여는 게 첫 시작이고. 이 돌파구를 어떻게 명분과 실리를 가지고 마련해내느냐가 지금 외교의 돌아온 시간. 겉으로는 강대강이지만 이제 외교의 시간이 온 거거든요. 지금 오늘 북한 사건도 있고 이 외교의 시간을 어떻게 현명하게 한번 더 비핵화 체제의 입구를 만들어내느냐 이게 우리의 숙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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