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숨진 직원 빈소서 "병 숨겼냐"… 코스트코 대표 막말 논란

사진=SBS 보도화면 갈무리

지난달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폭염 속에 카트를 정리하던 노동자가 숨진 가운데, 코스트코 대표가 노동자의 빈소에서 '병을 숨기고 입사한 것 아니냐'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27일 SBS는 지난달 폭염 속 주차장에서 쇼핑카트 관리 업무를 보다가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김동호(30) 씨 유족과의 인터뷰를 전했다.

고인의 아버지 김길성 씨는 "(아들이) 자기가 빠지면 나머지 동료 직원들이 너무 힘드니까 조퇴를 못 했다"며 "(코스트코) 대표이사는 빈소에 와서 '병 있지, 병 있지. 병 있는데 숨기고 입사했지'라고 말하더라"고 분노했다.

앞서 김 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7시쯤 마트 주차장에서 업무 중 의식을 잃고 쓰려졌다. 그는 병원에 이송됐으나 2시간 후 끝내 숨졌다. 김 씨의 최종 사인은 '폐색전증 및 온열에 의한 과도한 탈수'다.

당시 김 씨는 카트를 관리하며 최대 4만 3000보를 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는 주차장으로 배치되기 전 받았던 건강검진에선 문제가 없었으나, 코스트코 '병을 숨긴 것 아니냐'라며 사고 이후 공식적인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김길성 씨는 "누군가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무대응이 자기들에게 최선의 방법일지 모르겠지만 저희 유가족을 두 번 죽이고 세 번 죽이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