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가다]기상 이변에 ‘빗물 맞춤형’ 탈바꿈하는 美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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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도 워싱턴 DC는 매년 물폭탄으로 몸살을 앓았는데, 이젠 더이상 안 되겠다며, 도시 전체의 체질을 개선하는 대대적인 작업이 한창입니다.
빗물이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로도, 지붕도 바꾸고 있습니다.
세계를 가다, 워싱턴에서 이은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미국 워싱턴DC 지하 차도에 구급 인력들이 구명보트를 타고 인명 구조 활동을 벌입니다.
하지만 이듬해 또 폭우가 쏟아져 시민들이 물에 휩쓸렸고, 카페 등 상업 시설도 침수되는 등 매년 여름 워싱턴DC에선 폭우와 홍수로 인한 물난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현장음]
"창문 절반까지 빗물이 가득 찼어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을 막을 수 없는 가운데 워싱턴 시가 고안해 낸 해법은 빗물의 양을 최대한 줄이는 것.
빗물저장구역과 빗물터널 등이 빗물이 빨리 빠져나가도록 하는 장치를 도시 안팎에 설치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돈 약 1조5000억 원을 들여 도시 자체의 체질을 완전히 개선시키는 대공사인 겁니다.
빗물저장구역에는 상습 침수 지역에 물이 잘 빠지는 '투수성 포장 도로'를 깔았습니다.
투수성 포장도로와 일반 아스팔트 도로가 맞닿아 있는 거리입니다.
직접 물을 뿌려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보겠습니다.
한 쪽은 물이 크게 번지지 않고 금방 마르지만 다른 쪽은 물이 계속 흐르고 잘 마르지도 않습니다.
또 이 도로는 완만한 V자 형태로 설계돼 건물과 도로에서 흐르는 빗물이 모두 한 곳으로 모인 뒤 배수구로 곧장 이어집니다.
[아몬 / 워싱턴 DC 거주]
"(홍수 탓에) 마당과 골목, 집 문과 울타리 등이 피해를 봤었어요. 투수성 포장 도로 설치 후에는 물이 잘 빠져서 도움이 됩니다."
침수가 잦은 길가 곳곳엔 작은 특수 녹지공간을 마련해 지상엔 빗물 유입구와 식물, 지하엔 모래와 자갈, 배수구를 함께 설치해 빗물을 빨아들이도록 했습니다.
도시 아래쪽을 둘러싼 두 개의 큰 강 인근엔 각각 지름 7m, 길이 수천미터에 달하는 빗물터널을 건설해 범람을 조기에 차단한다는 계획입니다.
[칼튼 레이 / 하수 정비사업 감독관]
"(빗물터널은) 모든 주민과 시민들에게 이익입니다. 고질적인 홍수 문제를 해결해줄 겁니다."
빗물 저감 노력은 민간에서도 나타납니다.
이 대학 건물 일부엔 이른바 '녹색 지붕'이 설치돼 있는데요, 침수를 대비해 건물 옥상에 작은 풀밭을 마련한 겁니다.
캠퍼스 곳곳엔 투수성 포장도로가 깔렸습니다.
홍수 폭우 피해를 막기 위한 대응이 도시 전체에서 나타나는 가운데, 워싱턴 시는 2030년 체질 개선 작업이 끝나면 현재 땅에 고이는 빗물을 최대 45%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 뉴스 이은후입니다.
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최창규
이은후 기자 elephant@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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