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어린 시절도 남달랐다... "'너무 당겨친다' 지적하자 째려보더니 밀어쳐 홈런" 日 유소년팀 코치의 회상
미국 비영리언론매체 NPR는 최근 이런 오타니를 이해하기 위해 그의 고향 일본 이와테현 미즈사와를 방문 취재한 내용을 다뤘다.
이에 따르면 오타니가 어린 시절인 2000년대 초반 야구를 처음 시작한 유소년팀 미즈사와 파이리츠는 아직도 매주말 강물 인근에 위치한 야구장에 모여 연습을 하고 있다. 야구단을 창단한 아사리 쇼지 코치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오타니와 그의 부모가 나를 만나기 위해 이곳 야구장에 찾아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아사리 코치는 "오타니를 처음 만났을 때 단순히 그가 학교에서 놀이 삼아 친구들과 함께 소프트볼이나 할 것처럼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내 눈을 정면으로 쳐다보며 '이 팀에서 야구를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고 오타니의 남달랐던 어린 시절을 전했다.
그는 이어 "오타니의 그런 모습을 접했을 때 '이 친구는 앞으로 크게 되겠구나'라는 걸 느낄 만한 인상이었다. 하지만 당시 그는 매우 말랐다"고 오타니와 첫 만남을 기억했다.
아사리 코치는 그때를 회상하며 "오타니가 이때부터 반대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 맛을 알게 된 것 같다"며 "그 때문에 강물에 빠지는 홈런볼이 늘어나 추가비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웃었다.
오타니가 공을 밀어쳐 좌측 담장으로 넘어가는 홈런으로 연결하는 것은 그의 특기가 됐다. 특히 스타캐스트가 2015년부터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타구 속도를 측정하기 시작한 뒤 오타니의 타구는 왼손 타자 중 가장 빠르고 강한 수치를 기록했다. MLB.com에 따르면 올 시즌 그가 때린 38홈런의 타구 방향은 펜스 한가운데를 기준으로 왼쪽이 16개(42.1%), 오른쪽이 22개이다.
오타니의 고교 시절 포수인 사사키 류키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나는 볼 스피드가 87마일(약 140㎞) 이상 되는 공을 제대로 포구해본 적이 없다"며 "오타니의 커브나 슬라이더는 휘는 각도가 너무 커서 내 몸이 제때 반응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 처음에는 구종에 관계 없이 오타니가 던지는 그 어떤 공도 제대로 받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선수를 가리켜 '이도류'라고 부른다. 이는 일본 검술에서 양손에 모두 칼이나 무기를 들고 싸우는 기술을 뜻한다.
오타니에 관한 책을 저술한 일본인 저널리스트 고바야시 노부야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일본 유소년 야구에서는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흔하지 않다. 왜냐하면 타자는 매일 경기에 나서는 반면 투수는 한 번 투구 후 일정 시간 쉬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오타니가 프로에서도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것은 그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고바야시는 "주변의 만류에도 오타니는 자신의 방식으로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역할을 수행했고, 결국 이를 성공시켰다"고 평했다. 오타니의 이런 특별한 재능은 결국 지난해 메이저리그 규정까지 바꾸었다. 투수가 마운드에서 내려오더라도 지명타자로 계속해서 경기에 뛸 수 있는 이른바 '오타니 룰(Ohtani rule)'이 그것이다.
매체는 오타니의 성공이 초래한 부정적인 측면도 언급했다. 고바야시의 말을 인용해 '오타니가 타이밍과 거리 조절을 강조하는 일본식 야구에서 벗어나 파워를 중시하는 미국식 야구에 적응하기 위해 몸을 너무 키웠다'며 '이는 부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바야시가 지적한 것처럼 오타니는 올 시즌 미국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종종 "피로감을 느낀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투수로는 20경기에 선발 등판해 9승 5패 평균자책점 3.43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피안타율은 0.185로 메이저리그에서 제일 낮다.
아사리 코치는 "오타니는 오롯이 자신의 노력과 열정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오른 것이다. 그의 성공은 우리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겸손해했다.
신화섭 기자 evermyth@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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