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자M] 가성비 말고 '시성비'…'시간' 아까워 좋아해도 빠르게
【 기자 】 경제뉴스를 쉽고 재밌게, 또 알차게 전해 드립니다. 경제기자M 오태윤입니다.
이번 주 준비한 주제는 '시성비'입니다.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는 뜻의 가성비라는 말은 많이들 쓰시죠?
이제는 시성비, 그러니까 시간 대비 성능까지 따진다는 말입니다.
먼저 그 현장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VCR) 21살 이지행 씨는 유튜브로 영상을 볼 때 1.75배속으로 봅니다.
다소 알아듣기 힘들기도 하지만 지행 씨는 익숙합니다.
(1.75배 재생) 여기는 골목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40년 업력의 자그마한 정육점인데요.
왜 이렇게 볼까요?
▶ 인터뷰 : 이지행 / 대학생 - "거의 모든 영상 특히 음악 빼고는 다 배속으로 보는데요, 조금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 말고도 제 주변 사람들도 거의 다 배속으로 듣는 거 같아요."
지행 씨는 중고등학교 때 인터넷 강의를 배속으로 들어서 더 익숙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제는 콘텐츠들도 달라졌습니다.
꼭 봐야 할 부분만 정해서 알려주거나, 요약해서 보여주는 몰아보기 형태가 인기입니다.
또 최신 노래들은 2분대로 짧아진 게 보편화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요?
▶ 인터뷰 : 이수진 / 서울대 소비자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 "새로운 걸 보려면 체력도 필요하고 그래서 나만 비효율적으로 시간을 쓰고 싶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밀도 높게 콘텐츠를 소비하고 싶다 이런 의지의 반영이다…."
-- 한 IPTV 통계에 따르면 영화나 드라마를 정상속도보다 빠르게 보는 비율은 10명 중 4명꼴이라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입니다.
일본 노래는 요즘, 전주들을 시간이 아깝다며 바로 가사가 나옵니다.
(Ado - 신시대) 신시대는 이 미래야. 온 세상을 전부 바꿔버리면.
일본에선 이런 현상을 가리켜 타임퍼포먼스라는 뜻의 '타이파'가 신조어로 등장했고, 중국에는 게으른 사람을 위한 경제라는 란런경제라는 단어가 쓰입니다.
-- (VCR) 가장 핵심만 취하고 시간 활용을 극대화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쉬운 점은 이제 콘텐츠는 감상이 아닌 소비의 대상이 됐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정덕진 / 문화평론가 - "콘텐츠는 내용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정서적 변화나 감정, 이런 것들을 제대로 느껴야 감상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데…."
-- 보는 것만 시성비를 따지는 것은 아닙니다.
맛집에서 줄 서기조차 즐긴다는 것은 옛말, 먹을 시간을 예약하고, 음식점에 도착하면 바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서비스도 등장했습니다.
▶ 인터뷰 : 박미나 / 직장인 - "음식 바로 나와서 먹고 올 수 있으면 시간도 절약되고 그만큼 세이브가 되니까 다른 것도 할 수 있고…."
이제는 가격 대비 맛있어요 보다 가격대비 빨리 나오고 맛있어요 라는 게 더 중요한 '시성비'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경제기자M이었습니다.
[오태윤 기자 / 5tae@mbn.co.kr]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전현준 VJ 그래픽 : 송지수 영상편집 : 양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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