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력’ 안하면 인생 끝이지?...‘1만시간의 법칙’이 가져온 누명 [Books]
그러나 1만시간의 법칙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노력만 강조한 게 아니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을 만큼 몰입할 기회와 환경도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함께 담겼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랐던 빌 게이츠는 고등학생 때부터 당시 대학생도 사용하기 힘든 최신 컴퓨터를 활용하면서 컴퓨터와 관련한 기회를 얻고 경험을 쌓았다. 재능을 꽃피우게 한 환경이 성공을 이끌었다는 의미다.
다만 ‘1만시간’이 강조된 탓에 단순히 시간을 투자해 노력만 하면 뭐든 해낼 수 있다고 오해한 사람이 많다. ‘노력의 배신’을 쓴 김영훈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렇게 노력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진리처럼 믿다시피 하는 ‘노력 신봉’ 사회를 비판한다. 노력만으로 모든 걸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절대적으로 많은 우리 사회의 시각을 바꿔보자는 제안이 담겼다.
노력만이 살 길이고, 노력이 모든 사람의 희망이라고 생각한 독자 입장에서는 “그럼 노력하지 말라는 말인가”라는 질문이 저절로 떠올려진다. 저자는 “노력의 가치를 깎아내리려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노력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병폐를 낳았다고 꼬집는다. 경쟁이 심화된 사회에서 노력하고도 실패하면 “난 최선을 다해도 안 되는 사람”이라며 자책하고 자괴감에 빠진다. 그러면서 한 개인의 책임에만 집중하게 되는 반면, 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사회적인 책임에는 무감각해진다.
저자는 “노력하더라도 실패할 수 있고, 성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하자는 것이다. 실패하면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다양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사회적 환경과 구조를 만들자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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