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7·27 열병식서 '대미 위협'…러 국방장관 특별대우
[앵커]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인 어제 평양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며 오늘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연설하지 않았지만, 북한 국방상이 미국을 향해 거친 위협 발언을 쏟아냈는데요.
보도국 연결해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지성림 기자.
[기자]
네, 정전협정 체결일을 '전승절'로 부르는 북한은 어제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병식을 개최했습니다.
북한이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 열병식이었음에도 김 위원장의 연설은 없었습니다.
대신 강순남 국방상이 마이크를 잡고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과 미국 전략핵잠수함의 방한을 '침략 야망'이라고 비난하며 대미 위협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강순남 / 북한 국방상> "확실히 현시점은 미국이 그 누구의 '정권 종말'에 대하여 입에 올리기 전에 자기의 멸망에 대해 걱정해야 할 때이며 전략자산들을 조선반도에 들이밀기 전에 미 본토 전역을 뒤덮는 공화국의 전략핵무력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강 국방상은 한미가 군사적 대결을 시도하면 북한의 무력행사가 한미의 '방위권 범위'를 초월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이 자신들에게 핵을 사용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열병식 본행사에 앞서 미국의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와 무인공격기 MQ-9 리퍼를 닮은 북한제 신형 무인기들이 행사장 상공에서 비행 퍼포먼스를 펼쳤습니다.
열병식에는 장거리순항미사일 등 각종 무기체계가 동원됐으며, 마지막엔 액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과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이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등장했습니다.
[앵커]
북한 열병식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정부 대표단이 함께 참석했는데, 김정은 위원장은 특히 러시아 대표단장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에 특별 대우를 했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환대한 거죠?
[기자]
네, 열병식 주석단 중앙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중심으로 러시아 대표단장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과 중국 대표단장인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 부위원장이 나란히 자리 잡았습니다.
ICBM과 '핵 어뢰' 등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핵무력이 대거 등장한 열병식 행사장에서 '북·중·러 연대'를 세상에 과시한 겁니다.
쇼이구 장관과 리훙중 부위원장은 열병식에 앞서 열린 '전승 70돌 경축 공연'과 기념 보고대회 등 주요 행사에서도 김 위원장 양옆에 앉았습니다.
하지만, 리 부위원장이 공식 행사에만 참석한 것과 대조적으로 쇼이구 장관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특별 대우를 받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제(26일) 노동당 본부 청사에서 쇼이구 장관을 별도로 접견한 뒤 무기 전시장을 함께 둘러봤습니다.
또 어제(27일)는 오전에 쇼이구 장관을 자신의 집무실로 초청해 기념사진을 찍고 환담을 한 뒤 오찬까지 함께 했으며, 오후에는 러시아 대표단을 위해 연회도 열었습니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쇼이구 장관과 오랜 시간 함께 하며 많은 대화를 나눈 점으로 미뤄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북한제 무기를 수출하는 문제를 논의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반면 리훙중 부위원장을 상대적으로 '홀대'한 것은 공산당이나 군부 등의 중량감 있는 인사를 파견하지 않은 중국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보도국에서 연합뉴스TV 지성림입니다.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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