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난’ 러시아, 30세까지 군대로... “200만명 추가 징집 가능”

이혜진 기자 2023. 7. 28.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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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20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운데)이 러시아 중부 랴잔 지역의 서부전구 동원예비군 훈련소를 방문해 한병사와 말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부분 동원령을 발령했다. / AP 연합뉴스

러시아 국민의 징집 연령 상한선을 기존 27세에서 30세로 높이는 법안이 러시아 국가두마(하원)에서 가결됐다.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해 대통령 서명을 거치면 대규모 추가 징집이 가능해진다.

26일(현지 시각) 가디언, 파이낸셜 타임즈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국방위원회는 내년부터 러시아 국민 징병 연령을 18~30세로 변경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가결했다. 개정안에는 현행 징병 연령 상한선을 27세에서 30세로 즉각 높이고, 하한은 당분간 현행 18세로 유지한 뒤 단계적으로 21세로 높이는 내용이 담겼다.

앞으로 연방평의회(상원의회)의 승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법안이 발효될 전망이다.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 하원 국방위원장은 “아직도 18세에 군 복무하기를 원하는 대중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하한 연령을 그대로 두고 상한 연령만 30세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장기전에 대비하며 징병 대상자를 넓혀 추가 동원령 없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할 병력을 충원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해 9월, 러시아 정부가 동원령을 발령했을 당시 동원 대상에 해당하는 연령의 남성 상당수가 전쟁을 피하려 러시아 탈출을 감행한 바 있다. 인구통계학자 알렉세이 락샤는 이 법안이 내년 1월에 발효되면 2027년까지 잠재적 징집 대상이 200만명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즈가 전했다.

그간 러시아는 병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러 법안을 마련해왔다. 지난달 푸틴 대통령이 여권 포기를 의무화한 법안에 서명하면서 징병 대상자는 입영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5일 안에 여권을 내무부 이민국 사무소나 지방자치단체 서비스센터에 제출해야 한다. 예비군 상한 연령을 70세로 상향 조정하는 법안까지 통과시켰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 소집에 응하지 않는 사람은 벌금을 기존 3000루블(한화 약 4만원)에서 5만루블(약 70만원)로 16배로 인상하는 안도 마련됐다.

지난해 말 러시아 국방부는 정규군 병력을 약 100만명에서 150만명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러시아는 정식 계약을 통해 부사관을 모집하는 모병제와 일정 연령대를 대상으로 소집하는 징병제를 병행하고 있다. 징집병은 1년간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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