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브레이버스 "우리도 월클 토종 TCG를 갖게 됐다"

최은상 기자 2023. 7. 2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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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G 2023 사전 체험 시연기…기획자 명성에 어울리는 수작

"겜잘알이 만든 게임은 실패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불변의 진리에 가깝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맛을 아는 것처럼 게임을 잘 아는 개발진이 유저 니즈에 맞는 게임을 만든다는 의미다.

소문만 무성하던 데브시스터즈 신작 카드게임(TCG) '쿠키런: 브레이버스(이하 브레이버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기획자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는 게임이 탄생했다. '원피스 TCG'의 대성공을 이끈 시노모토 료의 노하우와 감각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기본 룰을 익히는 허들도 높지 않다. MTG식 코스트와 탭, 포켓몬식 멀리건 등 기존 유저에게는 익숙한 규칙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맛은 다르다. 기존 게임과 비슷한 구석이 많은데 이를 브레이버스만의 방식으로 잘 풀어냈다.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한 'WCG 2023'에서 브레이버스를 선행 체함해볼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 WCG 2023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쿠키런: 브레이버스 체험에 참가했다 

■ 쿠키런: 브레이버스 규칙 



1. 카드 종류 : 쿠키, 아이템, 트랩, 스테이지



2. 드로우 페이즈에서 드로우하는 카드는 2장 



3. 매 턴마다 패 1장을 서포트 에리어에 내려 코스트로 사용



4.공격, 혹은 카드 효과를 사용할 때마다 정해진 코스트를 레스트(탭)해야 함



5. 필드에 쿠키를 내릴 때 HP 수 만큼 덱에서 카드를 쿠키 밑에 겹침 



6. 대미지를 받을 때마다 대미지 만큼 겹친 카드를 트래시로 보냄



7. 트래시로 보내기 전 겹친 카드의 앞면 확인 후 플립 카드일 경우 효과 적용



8. 브레이크 에리어에 보내진 쿠키의 HP 합계가 10이상이 될 경우 패배



9. 혹은 배틀 에리어에 놓을 수 있는 쿠키 카드가 없는 경우 패배



 

■ "어떤 카드 버릴래?" 코스트 선택이 승패 가른다

- 서포트 페이즈마다 패에서 카드 1장을 서포트 에리어에 내려 코스트로 사용한다  

브레이버스의 핵심은 '기회비용 고려'다. 어느 카드를 버리고, 어떤 카드를 사용할지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하스스톤'이나 '섀도우버스'처럼 매 턴 마나(코스트)가 +1이 되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매 턴마다 자신의 패 1장을 소모해 마나 상한을 늘려나간다. 패에 잡힌 '대지' 카드를 마나로 사용하는 '매직 더 게더링'에 더 가까운 포맷이다. 하지만 브레이버스는 특정 카드군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기존 게임과 비슷하지만 다른 맛을 내는 비결이다.

패에서 모든 카드를 코스트로 내려놓을 수 있기 때문에 머리가 꽤 복잡해진다. 당장 쓸 수 있는 카드를 내려놓고 더 큰 그림을 그릴 것인지, 후반에 좋지만 당장 쓸모없는 카드를 코스트로 쓸지 고민해야 한다.

- 강철 태엽 방패는 첫 턴에 사용할 가능성이 낮다 

체험 당시 기자가 첫 턴에 코스트로 내려놓은 카드는 '강철 태엽 방패'다. 브레이크 에리어 내 쿠키의 레벨 합계가 5 이상일 때 발동할 수 있는 전제가 붙은 카드다. 기회비용을 고려했을 때 나머지 카드는 1~2턴 내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기에 과감하게 버렸다.

정말 잘 만든 카드게임이라 느껴진 대목은 매 턴 드로우가 1장이 아닌 2장이라는 사실이다. 코스트 확보를 위해 반강제적으로 패를 소모해야 하는 만큼 추가로 드로우를 1장 더 준 설계다. 이 장치로 인해 패 압박이 덜 했고, 게임이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 "HP 카드와 플립" 전황을 다채롭게 만드는 감초 

- 쿠키의 HP만큼 덱에서 카드를 가져와 겹친다 

몬스터인 '쿠키'를 소환할 때 코스트(마나)가 소모되지 않는다는 점이 특별했다. 거의 모든 카드게임이 소환 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꽤 큰 차이다. 브레이버스는 코스트 대신 덱을 소모하게끔 만들었다.

쿠키를 필드에 내려놓을 때 해당 쿠기의 HP 수 만큼 덱 위에서부터 뒷면으로 한 채 쿠키의 아래에 놓고, 해당 쿠키의 HP로써 사용해야 한다. HP가 2라면 2장, HP가 3이라면 3장인 방식이다. 

이 때 HP로 사용되는 카드는 상대뿐만 아니라 해당 쿠키의 컨트롤러도 확인할 수 없다. 설명만 들어도 변수가 가득하다. 카드 간 콤보나 연계가 중요한 TCG에서 덱의 카드가 사라지는 것은 중대사항이다.

- 쿠키의 HP 체크 겸 게임의 변수를 창출하는 역할을 한다 

포켓몬 TCG가 프라이즈를 덱 맨 위에서 6장을 가져가는 룰을 채용함으로써 다채로운 양상을 가져온 것을 노린 듯 하다. 또한, 포켓몬 TCG처럼 카드 카운팅이 매우 중요하다. 특정 카드를 가져오는 효과를 통해 덱을 확인했을 때 어떤 카드가 HP로 들어갔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는 비슷한 룰을 채용한 포켓몬 TCG에서 굉장히 중요한 덕목이다. 최대한 빠르게 덱을 확인하고, 어떤 카드가 프라이즈로 빠졌는지 확인 후 전략을 구상하는 것처럼 말이다. 브레이버스도 마찬가지다. HP 카드를 확인하면 움직이기 훨씬 편해진다.

가장 큰 이유는 '플립'에 의한 변수 예측이다. 플립이란 HP로 사용되는 카드 중 'FLIP 효과를 가진 카드'가 뒤집혔을 때 발동하는 특수 효과다. 대미지 계산 전 최우선 순위로 계산되는 효과로 쿠키의 HP를 회복하거나, 적의 쿠키의 공격력을 내리는 등의 효과가 있다.  

- 시간 여행 티켓 등의 카드 효과로 HP 카드를 체크할 수 있다 

기자는 '시간 여행 티켓'이란 카드를 통해 어드밴티지 회복과 동시에 처음에 소환한 쿠키의 HP를 빠르게 확인했다. 3장 중 2장이 플립 카드였고, 그중 하나가 'HP+1'이라는 정보를 획득했다. '치즈케이크맛 쿠키'의 체력은 3이지만, 플립으로 인해 4와 같다.

선공인 상대방이 대미지 1과 2를 넣을 수 있는 카드를 꺼냈지만, 플립 효과를 확인한 기자 입장에서는 굳이 치즈케이크맛 쿠키를 케어할 필요가 없다. 케어에 필요한 코스트를 다른 곳에 사용하면 된다. 

상대 입장에서는 코스트를 소모해서 치즈케이크 맛 쿠키를 공격하지만 체력 1을 회복하여 잡지 못했다. 코스트를 소모한 만큼 다른 플레이를 할 기회가 날아가며 어드밴티지 격차가 벌어졌다. 사소하지만 이 같은 비대칭 정보로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는 것이다. 

- 아이템 혹은 트랩 카드를 통해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예상한대로만 흘러가면 지루하기 마련이다. 이 때 아이템과 트랩, 혹은 스테이지 카드를 통해 또다른 변수를 창출할 수 있다. '고장난 흑당 드라이버'는 지정한 쿠키의 HP 카드의 플립 효과를 발동할 수 없게 만드는 카드다.

만약 당시 플립 효과를 생각해서 치즈케이크맛 쿠키를 케어하지 않은 상태로 드라이버를 맞아버리면 게임 흐름이 완전히 뒤집힌다. 머릿속으로 그려놓은 큰 그림이 망가지는 것이다. 올바른 판단이 사실 '틀린' 판단이 되버리는 셈이다. 

이처럼 브레이버스는 상황을 통제할 수 있게 조정하고, 확률에 근거한 플레이를 해나가는 재미, 아이템과 트랩 등의 카드 효과를 통해 변수를 창출하는 재미가 있는 카드게임이다.  

우리나라는 TCG 불모지에 가깝다. 국산 신작도 잘 나오지 않고 그나마 출시돼도 어디선 본 듯한 카피 제품이 많다. 아직 단언하기는 이르지만 브레이버스는 지금까지 나온 국산 TCG 중 최고 수준이다. 해외에 내놔도 손색 없는 TCG를 우리도 갖게 됐다. 

anews9413@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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