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이익 덕에 최대 순이익 낸 농협금융

이경남 2023. 7. 2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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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전망대]
농협금융 상반기 순익 1.7조…전년비 26.3%↑
이자이익 줄었지만, 비이자이익 배로 늘려
은행·증권·손보 웃은 반면 생보·캐피탈 '씁쓸'

농협금융지주가 반기 기준 순이익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낸 금융지주들이 금리인상을 호재로 삼아 이자이익을 늘린 것과 달리 농협금융은 비이자이익이 늘어난 것을 호실적의 핵심 요인으로 삼았다.

농협금융지주는 올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배기업 소유 당기순이익이 7587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7542억원과 비교해 0.6% 늘었다. 상반기 전체 순익은 1조7058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3505억원과 비교해 26.3% 늘면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농협금융지주 순이익 및 순이자마진 추이. /그래프=유상연 기자 prtsy201@

'금리효과' 온전히 못 누렸어도…'시장 회복' 누렸다

 
주요 금융지주 중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냈던 금융지주들은 공통으로 금리인상기 이자이익을 꾸준하게 늘린 것이 실적의 바탕이 됐다. 반면 농협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때 오히려 감소했다. 농협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이자이익은 4조206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조5669억원과 비교해 7.9% 줄었다. 

대출과 같은 이자부자산을 통해 거둬들이는 이자이익은 금리인상기를 맞아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보험계열사가 신 회계제도(IFRS17)를 도입한 영향에 이자이익이 감소했다는 게 농협금융지주 측의 설명이다. 이자이익의 양은 줄었지만 순이자마진(NIM)은 지난 1분기 1.96%에서 0.02%포인트 개선된 1.98%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NH농협생명은 "이전 적용되던 회계기준(IFRS4·9)에서는 대출채권으로 취급하던 약관대출을 올해부터는 보험부채 상 현금흐름으로 보게된다"며 "약관대출을 대출 채권으로 보지 않다 보니 여기에서 발생하던 이자이익이 고스란히 사라졌고 결국 그룹 전체의 이자이익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배로 늘었다. 농협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1조250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249억원과 비교해 100% 증가했다. 

농협금융 측은 주식시장이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회복되면서 유가증권 운용손익이 크게 늘어난 것이 비이자이익이 늘어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농협금융의 유가증권 운용손익은 916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622억원보다 153.1% 늘었다.

아울러 다른 금융지주들이 올해 상반기 판매관리비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늘어난 것과 달리 농협금융은 판매관리비 지출을 줄인 점도 상반기 호실적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농협금융지주의 판매관리비는 2조156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2.41% 줄었다. 

희비 갈린 계열사들

계열사 별로 살펴보면 주축인 은행이 올해 상반기 좋은 실적을 낸 게 그룹 전체의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NH농협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1조246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9228억원과 비교해 35.1% 증가했다. 

농협은행은 이자이익이 늘어난 게 순익 증가로 이어졌다. 상반기 농협은행의 이자이익은 3조831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조2643억원과 비교해 17.4% 늘었다. 충당금 전입액 규모는 699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132억원보다 123.4%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3667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2221억원과 비교해 65.1% 늘었다.  국내 주식시장이 회복하면서 시장거래대금이 증가했고 NH투자증권의 브로커리지(주식 위탁 매매)수수료가 증가했던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더해 부채자본시장(DCM), 인수금융과 같은 IB(기업금융)부문에서도 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며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NH농협손해보험도 지난해 상반기 725억원이던 순익을 올해 상반기에는 1413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주식시장이 회복되면서 자산운용 부문에서 투자손익이 늘어난 점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반면 NH농협생명은 순익이 뒷걸음질 쳤다. NH농협생명의 상반기 순익은 141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964억원과 비교해 28% 줄었다. IFRS17 도입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서민 금융 업권으로 분류되는 NH저축은행NH농협캐피탈의 순익도 줄었다. NH저축은행은 지난해 상반기에는 151억원의 순익을 거뒀던 것이 올해 상반기에는 9억원으로 줄었다. NH농협캐피탈은 지난해 상반기 619억원이었던 순익이 올해 상반기에는 581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대출채권을 보유한 업권의 특성상, 충당금 적립액을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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