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위에 조선일보 건 서영교 "'김건희가 일본 드라마 막았다' 한 적 없다"
넷플릭스 '더 데이스' 연기에 김건희 외압설
"조선일보, 하지도 않은 발언 인용 부호로"
"김건희가 막았다" 한 적은 없지만 의혹은 꺼내
국내 방영 늦은 이유는 日비디오물 규제에 있어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조선일보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하지 않은 발언을 조선일보가 제목으로 뽑아서 보도했다는 것이다.
서 의원이 문제 삼은 조선일보 보도는 지난 6월11일자 <“日 원전사고 드라마 국내 방영을 김건희가 막아” 野 또 음모론>, 6월12일자 <日원전 드라마 막은 김건희? 영등위의 日콘텐츠 규제 탓>, 7월24일자 <김건희가 오염수 공포 우려해 방영 막았다? 되레 '영웅담 논란' 불렀다>, 7월25일자 <'日 드라마' 가짜뉴스 만든 서영교, '서이초 루머' 자신이 당하자 고발> 등 4건이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서 의원이 지난달 9일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수습 과정을 다룬 일본 드라마(넷플릭스 '더 데이스')의 국내 방영을 김건희 여사가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는 내용이다.
더 데이스는 지난달 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76개국에 공개됐으나 국내에선 일본 비디오물에 대한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 절차로 지연됐다가 지난 20일에야 공개됐다.
첫 기사 <“日 원전사고 드라마 국내 방영을 김건희가 막아” 野 또 음모론>을 보도한 최훈민 조선NS(조선일보 자회사) 기자는 서 의원이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고 본문에 적었다.
“넷플릭스에서 '더 데이스'라는 드라마를 만들었다. 얼마 전까지 광고도 했다. 76개국 정도 되는 나라에서 상위 10위에 올라간 이 드라마는 도쿄전력의 폭발과 그 과정을 담은 드라마인데, 이게 무슨 일인지 한국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김건희 여사가 넷플릭스 관계자들을 만났던 그 날이 기억난다. 왜 넷플릭스에 이 드라마가 올라오지 않는지에 대해 우리는 한 번 더 짚어봐야 한다. 권력은 이렇게 함부로 쓰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실제 서 의원이 지난달 9일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한 발언으로 문제가 없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이와 같은 서 의원 발언을 기사 첫 문장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수습 과정을 다룬 일본 드라마의 국내 방영을 김건희 여사가 막고 있다는 주장”으로 압축했고, 제목에선 <“日 원전사고 드라마 국내 방영을 김건희가 막아”>로 편집했다.
서 의원은 28일 통화에서 “나는 '김건희 여사가 더 데이스 국내 방영을 막았다'고 말한 적 없다”고 했다. 자신이 발언하지 않은 내용을 인용 부호를 써가며 보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 의원이 회의석상에서 '더 데이스'를 언급하고 김건희 여사와 넷플릭스의 만남을 문제 삼은 것은 사실이다. 조선일보 보도 전 서 의원 발언을 인용한 <민주당 “넷플릭스 '후쿠시마 원전 드라마' 韓 제외, 김건희 때문?”>(6월9일자 이데일리)이라는 기사도 있었다.
서 의원은 '김건희 여사가 더 데이스 국내 방영이 안 되고 있는 것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어디까지나 의문을 제기하는 차원이지, 내가 '막았다'라는 워딩을 쓴 적 없다”고 했다.
지난 4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동행한 김 여사는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OO)와 접견해 한국 문화 관심을 촉구한 바 있고,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 사항을 김 여사에 보고한 것에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이런 맥락을 설명하며 “뜬금없이 김건희 여사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었다”며 “더 데이스 국내 방영이 안 되고 있던 상황에서 넷플릭스가 이쪽(대통령실) 눈치를 봤는지, 아니면 정권이 넷플릭스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우리로선 알 수 없지만, 김건희 여사가 넷플릭스를 만났던 날이 떠오르니 어떻게 된 것인지 체크해 봐야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라고 했다. 서 의원은 “김 여사가 넷플릭스를 만나지 않았다면 문제가 안 됐다”며 “권한 밖 일을 오버해서 진행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서 의원은 “독자들은 기사 본문은 자세히 보지 않는다. 주로 제목을 보는데, 내가 하지도 않은 발언을 인용부호를 붙여 제목에 보도한 것은 문제다. 첫 보도 이후 3번이나 더 보도했다”며 “향후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더 데이스 국내 방영이 연기된 까닭은 김 여사의 외압이 아닌 일본 비디오물에 대한 차별적 규제에 있다. 다른 국가 영상물은 OTT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등급을 분류한 뒤 송출할 수 있지만 일본 비디오물은 영상물등급위원회 등급 분류를 받아야 해 시간이 더 필요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2일 일본 비디오물에 대한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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