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산맥배 첫 정상 등극한 신민준 “첫 날만 버텨보자고 생각했는데···”
“이번 대회에 올 때는 첫 날만 버텨보자고 생각했는데, 너무 기쁩니다.”
첫 국수산맥배 정상에 오른 신민준 9단(24)의 표정은 밝았다.
신민준은 28일 전남 신안군 자은도의 라마다프라자호텔&씨원리조트에서 열린 신진서 9단과의 제9회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 세계프로최강전 결승에서 152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고 개인 첫 국수산맥배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대회 우승은 2021년 LG배 이후 2년 만이다.
대국 후 전남 강진군 제2강진실내체육관으로 이동해 진행된 폐회식에서 신민준은 고려청자 모양의 우승 트로피와 75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신민준은 “이번 대회에 올 때는 첫 날만 버텨보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승까지 해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마침 시기가 여름 휴가철이라 그런지 나에게 있어서는 대회도 하면서 휴가도 된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실 신민준이 우승으로 가는 길을 쉽지 않았다. 4강에서 한국 랭킹 3위이자 최근 기세가 좋은 변상일 9단을 만나 패배 직전까지 몰렸다가 가까스로 역전승을 거뒀다. 결승에서는 한국 최강이자 이달초 YK건기배 결승 3번기에서 0-3 완패를 당했던 신진서를 만났지만, 예상외의 완승을 거뒀다. 신민준은 “결승과 4강전이 제일 어려웠다. 두 판 모두 많이 힘들었는데 후반에 운이 따라줘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신진서는 “강진까지 오고 싶다고 했는데 목표를 이뤘다고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모르겠다”며 미소를 지은 뒤 “그래도 시상식에 올 수 있어 기쁘다. 결승은 이길수도, 질수도 있으나 내용은 좀 아쉬웠다. 그래도 신민준 사범이 잘 둬서 진 것이니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폐회사를 맡은 서순철 강진군 부군수는 “김인 국수의 고향이자 남도 답사 1번지이자 바둑 본고장인 강진에서 3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게 됐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AI 바둑은 함께 발전하고 강진군도 변화에 적응하고 있다. 다음 대회가 우리 고장 강진에서 4차 산업혁명 지원센터에서 개최되길 기원한다. 강진군은 바둑발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강진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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