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법원, '항의곡 금지해달라' 정부 요청 기각

표현의 자유에 대한 도전 거부한 기념비적 판결

[홍콩=AP/뉴시스]2019년 10월26일 홍콩 채터 가든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위대가 항의를 위한 노래 '홍콩에 영광'(Glory to Hong Kong)을 부르며 휴대전화를 높이 들고 있다. 홍콩 법원이 28일 시위대가 항의를 위해 부르는 노래 '홍콩에 영광을'(Glory to Hong Kong)을 방송하거나 배포하는 것을 금지한 조치를 승인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을 기각, 표현의 자유에 대한 도전을 거부하는 기념비적 결정을 내렸다. 2023.07.28.

[홍콩=AP/뉴시스]유세진 기자 = 홍콩 법원이 28일 시위대가 항의를 위해 부르는 노래 '홍콩에 영광을'(Glory to Hong Kong)을 방송하거나 배포하는 것을 금지한 조치를 승인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을 기각, 표현의 자유에 대한 도전을 거부하는 기념비적 결정을 내렸다.

2019년 홍콩 정부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 때 처음 등장한 이 노래의 가사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요구하는 내용으로 여러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실수로 중국 국가 '의용군행진곡'(March of the Volunteers) 대신 연주됐었다.

앤서니 찬 판사는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을 옹호하기 위해 이 노래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시킨 홍콩 정부의 조치는 잘못이라며 거부했다. 홍콩 정부는 법원에 이러한 금지 조치를 승인해줄 것을 요청했었다.

비판론자들은 이 같은 금지 조치가 민주화 운동에 대한 중국의 탄압으로 점점 더 힘을 잃고 있는 표현과 정보의 자유에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은 1997년 중국에 반환되면서 주권 이양 후 50년 동안 서구식 시민의 자유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약속을 받았었다. 그러나 2019년 시위 이후 중국은 새 국가보안법 도입 등으로 홍콩의 개방성과 자유를 위축시켰다.

홍콩 법무장관은 지난달 이 노래에 대한 금지 명령을 요청했었다.

홍콩 정부는 이 노래 가사에 홍콩의 독립을 요구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 슬로건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 노래는 이미 홍콩의 학교들에서 금지됐다.

정부는 "홍콩 헌법에 의해 보호되는 자유를 존중하지만 언론의 자유는 절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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