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처럼 '열린 결말'? 일본은행 '깜짝' 결정이 부른 혼란
일본은행이 28일 0.5% 수준의 장기금리 상한을 일정 폭 열어두는 깜짝 통화정책 수정을 단행했다. 다만 초저금리를 유지해온 일본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위한 준비에 돌입한 것인지를 두고는 해석이 엇갈린다. 일본은행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들린다. 시장도 이날 하루 큰폭으로 오르락내리락했다.
28일 일본은행은 이틀 동안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친 뒤 현재 통화정책의 주요 수단인 수익률곡선통제(YCC·장단기금리조작) 정책에서 장기금리인 10년 만기 국채금리(수익률)가 ±0.5%인 변동폭의 상한을 일정 수준 웃돌아도 용인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2월 ±0.25%에서 상향한 뒤 약 8개월 만에 추가로 폭을 넓혔다.
일본은행은 YCC 정책으로 장기물 금리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무제한 매입 방식으로 조정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0% 정도로 유도하는 장기금리가 0.5%를 넘지 못하도록 엄격히 제한했다면 앞으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이를 넘어서는 것도 용인하면서 보다 유연하게 정책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행은 또 10년물 국채를 1% 금리에 매입 제안한다고 밝히며 사실상 장기금리 상한을 1%까지 용인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긴축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일본은행은 이번 결정이 부양책의 지속성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적 수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도 단기금리(당좌예금에 적용하는 금리)는 마이너스(-) 0.1%로 유지했다. 일본은행은 성명에서 "임금 인상을 동반한 2% 인플레이션 목표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달성은 아직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인내심을 갖고 초완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며 비둘기 톤을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은 긴축 신호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호주 커먼웰스은행의 캐럴 콩 외환 전략가는 로이터에 "일본은행이 비둘기 톤을 유지했고 여전히 2024년과 2025년에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때문에 현재로선 통화 긴축의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은행은 이날 경제 전망을 업데이트하면서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다. 그러나 2024년과 2025년 전망치는 각각 1.9%, 1.6%로 제시해 일본은행이 목표로 하는 2%를 밑돌 것으로 봤다. 결국 부양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이를 위해 상대적으로 시장이 잠잠한 시기를 이용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의 기술적 수정에 나섰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DBS은행의 타이잉 마 이코노미스트도 로이터에 "일본은행이 오늘 장기금리 상한을 넓히는 정책 수정에 나선 건 점진적 정책 조정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서 "이번 결정으로 올해 안에 YCC 추가 수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줄었다. 일본은행은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 인내심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가 연내 추가 긴축의 전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미즈호증권의 야마모토 마사후미 수석 외환 전략가는 로이터에 "일본은행은 물가와 임금에서 변화의 조짐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일본은행은 향후 인플레이션 전망을 수정하게 될 것이며 결국 YCC 틀 전체를 바꾸게 될 수 있다. 이르면 10월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행 내부에서 "물가 상황에 따라 나중에 돌아볼 때 (이번 조치가) 통화정책 정상화를 향한 움직임이었다고 보여질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전했다. 향후 경제 상황이 목표 수준을 유지한다면 긴축이 진행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이날 정책 변경이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서프라이즈 결정이 시장에 혼돈을 주면서 앞으로 일본은행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무라 타로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결정으로 분명한 의사 전달자라는 우에다 총재의 명성이 타격을 입었다"면서 "우에다 총재는 앞서 일관적으로 비둘기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이제 그의 행동은 예측할 수 없게 됐고 심지어 매파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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