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37년 역사와 첨단 기술의 조화…상반기 국산 판매 1위 ‘디 올 뉴 그랜저’
[IT동아 김동진 기자]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는 1986년 첫 출시 후 지금까지, 37년 역사를 지닌 그랜저의 7세대 모델이다. 지난해 연말 출시 당시만 해도 과감하게 바뀐 디자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상반기 내내 국산 자동차 판매 1위 자리를 지키며 베스트셀링 카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디 올 뉴 그랜저의 매력은 무엇인지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길어진 전장…끊임없이 이어진 수평형 LED 램프 등 현대적 이미지 부여
디 올 뉴 그랜저의 디자인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지금까지 그랜저의 디자인과는 확연히 다른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현대차는 ‘세대와 취향, 기술과 감성의 경계를 허무는 강렬한 이미지’로 디 올 뉴 그랜저의 디자인을 정의했다.
‘끊임없이 이어진 수평형 LED 램프(Seamless Horizon Lamp)’는 신형 코나와 쏘나타 등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 현대차만의 상징이다. 수평형 LED 램프는 주간 주행등과 포지셔닝 램프, 방향 지시등의 기능을 통합한 일체형 구조로 개발·적용됐으며, 파라메트릭 패턴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함께 디 올 뉴 그랜저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디 올 뉴 그랜저는 이전 모델보다 넉넉한 공간감을 자랑한다. 전장(자동차 길이)은 5035㎜, 전폭(자동차 폭)은 1880㎜, 전고(자동차 높이)는 1460㎜, 축거(자동차 앞바퀴 중심에서 뒷바퀴 중심까지 거리)는 2895㎜, 공차중량은 1730kg이다.
이전 모델 대비 전장은 45㎜ 길어졌으며, 축거와 리어 오버행(뒷바퀴 차축부터 차량 후면부까지 거리) 또한 각각 10㎜, 50㎜ 늘렸다.
측면부를 살펴보면, 프레임리스 도어와 플러시 도어 핸들을 결합한 점이 두드러지며, 후면부는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이어진 리어램프가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풍기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1세대 그랜저 향수 담은 스티어링 휠…새로 적용한 첨단 기술 눈길
디 올 뉴 그랜저 실내는 1세대 그랜저의 향수를 담은 아날로그와 첨단 디지털의 조화를 꾀한 결과물이었다.
1세대 그랜저 시절을 연상케 하는 스티어링 휠에 운전자의 차량 조작, 음성인식 기능과 연계해 작동하는 4개의 LED 조명을 적용한 점이 눈에 띈다. 스티어링 휠 오른쪽 하단에 배치한 칼럼 타입의 전자식 변속 레버는 변속 조작 방향과 구동 방향을 일치시켜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센터페시아에는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운전석 클러스터가 일체형으로 통합돼 있으며, 중앙 하단부에는 10.25인치 통합 공조 컨트롤러를 배치했다.
현대차는 디 올 뉴 그랜저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connected car Navigation Cockpit)를 최초로 탑재하고 무선(OTA, 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대상 범위를 기존 핵심부품뿐만 아니라 주요 편의기능까지 대폭 확대했다. 덕분에 서비스 거점에 운전자가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거나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도 ▲빌트인 캠 2 ▲디지털키 2 ▲실내 지문 인증 시스템과 같은 새로 추가된 첨단 기술도 특징이다. 디 올 뉴 그랜저에 최초 적용된 빌트인 캠 2는 ▲초고화질 QHD 해상도 카메라를 기반으로 ▲음성녹음 ▲대용량 외장 마이크로 SD 메모리 카드 지원 ▲블루링크 앱을 통한 손쉬운 영상 확인 ▲내장 Wi-Fi를 통한 스마트폰 영상 확인 등을 지원하며 이전 세대 빌트인 캠의 아쉬운 점을 보완했다.
디지털 키 2는 운전자가 스마트키 없이 스마트폰을 지니고 차량으로 다가서면 아웃사이드 도어핸들이 자동으로 돌출되는 방식으로 편리한 탑승을 도우며, 시동도 걸 수 있도록 설계했다. 운전자 프로필과 연계한 맞춤형 설정도 가능하며, 지문 인증 시스템을 활용하면 사전 등록한 지문을 인증하는 것만으로도 출입뿐만 아니라 시동도 걸 수 있다.
이 밖에도 ▲14개의 스피커로 구성한 보스 사운드 시스템과 ▲앞좌석 열선 & 통풍 시트 ▲스마트폰 무선 충전 등의 편의사양도 적용했다.
풍부한 정보 담은 헤드업 디스플레이…돋보이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디 올 뉴 그랜저 주행을 시작했다. 시승 코스는 서울 마포구에서 인천 송도를 왕복하는 약 100km 거리다. 시승하며 놀라웠던 점은 현대차의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의 발전이다.
예컨대 방향 지시등을 켜면, 해당 방향의 후측방 상황을 클러스터에 영상으로 띄워주는 후측방 모니터와 같은 기능이다.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불필요하다고 느낄 수도 있으나, 주행 중 다양한 주변 정보를 직관적으로 접할 수 있다는 점은 안전 확보에 도움을 준다.
서라운드 뷰 또한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주변 상황을 풍부하게 전달했다.
시선 분산을 막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는 내비게이션 정보 외에도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전화, 음성인식, 미디어 정보 등 다양한 정보가 표시된다. 무엇보다 터널 옆 도로와 같이 혼동할 수 있는 도로 상황을 친절하게 정리해 주는 풍부한 그래픽으로 시선 분산을 막아줬다.
후진 가이드 램프 또한 인상적이다. 차량을 후진할 때 후방 노면에 가이드 조명을 비추며 주변 차량과 보행자에 주행 방향을 알리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밖에도 탑승자가 하차를 위해 문을 열 때 후측방에서 접근하는 차량이 감지되면 경고하고, 전자식 차일드 락을 작동해 문이 열리지 않도록 돕는 ▲안전 하차 보조 기능과 뒷좌석에 탑승자를 두고 내릴 때 알람을 보내는 ▲후석 승객 알림 기능, 주행 및 주차 시 안전과 편의 시스템에 의한 경고를 스티어링 휠에 진동으로 알리는 ▲진동 경고 스티어링 휠 기능 등 운전자와 탑승자 안전을 고려한 첨단 기능이 7세대 그랜저에 대거 탑재됐다.
울퉁불퉁한 노면이나 과속 방지턱을 지날 때, 노면 스트레스 전달로 인해 크게 거슬리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디 올 뉴 그랜저에는 전방 카메라 및 내비게이션을 통해 전방의 노면 정보를 미리 인지하고, 이에 적합한 서스펜션 제어를 통해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탑재돼 있다”며 “프레임리스 도어 주변 윈드 노이즈를 차단해 주는 3중 실링 구조를 적용하고, 전 석에 이중 접합 차음 유리를 장착했으며, A필러에 위치한 픽스드 글라스(고정창) 두께를 6㎜로 증대해 실내 정숙성을 향상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답답한 시내 주행 시 일정한 속도와 함께 앞차와 안전거리 유지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주행 피로를 덜어줬다. 도심을 빠져나와 고속도로 구간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니 부족하지 않은 가속 성능을 뽐냈다. 다만 높은 시트 포지션으로 느껴지는 헤드룸의 답답함은 주행 내내 단점으로 느꼈다.
시승한 차량은 V6 3.5리터 가솔린 직분사(GDI) 엔진에 8단 자동 변속기를 맞물린 전륜구동(AWD 선택 사양) 모델로,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 토크 36.6kgf·m의 성능을 발휘한다. 공인 복합연비는 10.4km/ℓ이지만, 100km 거리를 주행한 결과 기록된 연비는 7.2km/ℓ로 다소 차이가 있었다. 복잡한 시내와 고속도로가 혼재한 도로 환경에서 공조 시스템을 가동한 점과 캘리그래피 사양을 적용해 20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점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디 올 뉴 그랜저는 3.5리터 GDI 가솔린 모델 외에도 ▲2.5리터 GDI 가솔린 ▲3.5리터 GDI 가솔린 ▲1.6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3.5리터 LPG 등의 라인업으로 출시됐다.
▲2.5리터 GDI 가솔린 모델은 복합연비 11.7km/ℓ, 최고출력 198마력, 최대토크 25.3kgf·m의 성능을 발휘한다. ▲1.6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복합연비 18.0km/ℓ,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 토크 27.0kgf·m의 성능을, ▲3.5리터 LPG 모델은 최고출력 240마력과 32.0kgf·m의 최대 토크를 갖췄다.
디 올 뉴 그랜저 가격은 ▲가솔린 3.5 트림은 3743만 원부터 ▲LPG 3.5 트림은 3891만 원부터 ▲하이브리드 4266만 원부터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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