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 상반기 순이익 11조 육박…KB·하나·농협 '사상 최대'
신한·우리는 전년比 감소…"충당금 부담"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국내 5대 금융그룹이 상반기 11조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견조한 이자이익과 늘어난 비이자이익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8일 각사에 따르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KB금융 2조9967억원 ▲신한금융 2조6262억원 ▲하나금융 2조209억원 ▲농협금융 1조7058억 ▲우리금융 1조5386억원을 시현했다.
총 10조888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0조3167억원 대비 5.5%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막대한 충당금 적립에도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다만 금융지주별 희비가 엇갈렸다. KB금융과 하나금융, 농협금융은 비이자이익 확대에 상반기 최대 실적을 거둔 반면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지난해보다 순익이 감소했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2.2%(3262억원) 늘면서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 덕분이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5조7590억원으로 그룹 순이자마진(NIM) 확대와 2분기 여신성장 회복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상반기 순수수료이익은 1조86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상반기 기타영업손익은 1조3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5141억원 증가했다.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1조3195억원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 지속과 신용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대비한 대규모 추가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39억원 증가했다.
KB금융그룹 재무총괄임원은 "실물경기 둔화와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안심리 확산 등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그룹의 견고한 펀더멘탈과 이익체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2조6262억원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2분기 손익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한 보수적 충당금 적립과 인플레이션 영향에 따른 판관비 증가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누적 이자이익은 5조26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금리부자산 증가, 은행 NIM 상승, 비은행 부문 조달비용 안정화에 따른 그룹 NIM 개선이 배경이다. 상반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2조3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 늘었다.
상반기 판매관리비는 2조79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다. 누적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조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8% 늘었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68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소폭 감소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상반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 2조209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6%(2884억원) 증가한 규모다.
하나금융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상반기 중 선제적 충당금 3104억원을 포함한 7774억원의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4.1%(3552억원) 증가한 수치다.
그룹의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6.5% 급증한 1조3701억원이다. 손익구조와 체질 개선으로 지주사 설립 후 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이자이익(4조4072억원)과 수수료이익(9169억원)을 합한 상반기 핵심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863억원) 증가한 5조3241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금융그룹은 상반기 1조53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12.7% 감소한 규모다.
그룹 대손비용은 8178억원으로 미래 경기전망 조정 등을 감안했다. 우리금융은 불확실성에 대한 선제적 조치를 단행해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룹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는 국내외 금융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그룹 내 약한 고리를 점검하며 미래 경기 대응력을 강화하는 한편,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힘쓴 시기였다"고 말했다.
임종룡 회장 체제에서 성장보다 자산건전성 제고에 힘쓴 시기였다는 설명이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CFO)은 전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부진한데 상대적으로 큰 곳이 카드, 캐피탈, 종금 등 여신성 자회사"라며 "상반기에 충당금 부담이 되고 있고, 적극적으로 자산건전성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올해는 이익증대보다 매각, 상각을 통한 자산 클린화가 집중 목표였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은행 계열사는 부진한 부분이 있는데 내부 자본은 크게 부족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농협금융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70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6.3%(3553억원)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이자이익은 감소한 반면 유가증권 운용 등으로 비이자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비용관리 노력으로 판매관리비도 소폭 감소했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4조20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3604억원) 감소했다. 농협은행은 이자이익이 증가했으나 농협생명은 신회계제도 도입 영향으로 이자이익이 감소했다.
비이자이익은 1조25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0%(6252억원) 증가했다. 유가증권 운용손익은 9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1%(5546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상반기 순이익 1조8585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1분기 은행권 순이익 1위였던 하나은행은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33.9%(4654억원) 증가한 1조8390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면서 2위로 물러났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68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다. 우리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47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3% 감소했다. NH농협은행은 상반기 1조2469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전년 동기 대비 35.1%(3241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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