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눈물' 정유株 …"하반기엔 웃을거야"
에쓰오일 영업익 98% 감소
정제마진 하반기 본격 회복
역대 최대 매출 거둔 SK온
올해안에 흑자전환 기대감
지난해 역대급 호황을 누렸던 정유업계가 올해 2분기 정제마진 하락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은 1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냈고, 에쓰오일은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8일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분기 매출액 18조7272억원, 영업손실 106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9%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이 생산성 향상과 판매량 증가에 따라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유가와 정제마진이 하락해 석유 사업의 영업적자가 4000억원에 달한 탓이다.
석유 사업은 영업손실 411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 영향으로 정제마진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원유 1배럴을 투입해 제품을 생산했을 때 얼마의 마진을 거두는가를 의미하는데, 올해 2분기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4달러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정제마진이 4달러면 마진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배터리 사업은 SK온이 출범한 이래 분기 역대 최대 매출인 3조6961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187%다. 영업손실도 1315억원으로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1·2분기 AMPC 금액인 1670억원을 반영한 수치다.
SK온은 올해 하반기 AMPC 수혜 금액이 상반기보다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예상되는 미국 연간 판매량은 10~15기가와트시(GWh)"라며 "하반기에 수율이 개선되고 상반기보다 판매량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K온이 예측한 10~15GWh 규모의 판매량을 모듈 생산 기준 최대 45달러의 세액공제 적용 기준으로 환산하면 4억5000만~6억7000만달러(약 6000억~9000억원)에 달한다. SK온이 이 목표를 달성하면 이르면 3분기, 늦어도 4분기에 분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 측면에서 SK이노베이션은 연간 매출액에서 정유 비중이 67%에 달하지만, 사실상 자회사인 SK온을 통한 2차전지 사업 모멘텀이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올해 23% 상승했다.
시장은 SK온의 흑자 전환 시기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공장 수율 안정화를 고려하면 올해 4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LG화학과 테슬라의 본격적인 주가 상승세는 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 시기와 거의 맞물렸다"고 밝혔다.
같은 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도 적자만 간신히 면한 성적표를 공개했다. 에쓰오일은 2분기 매출 7조8196억원과 영업이익 364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7% 줄었고, 영업이익은 97.9% 줄었다.
증권업계에선 에쓰오일 분기 실적이 바닥을 찍었다고 보고 있다. 이달 기관투자자들이 98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17% 반등을 이끌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정유 회복은 이미 시작돼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며 "하반기 정제마진은 과거 호황기 수준을 상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정유정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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