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금융지주, 계열사 실적부진에 '발목'
최대 실적 4대금융과 '희비'
지방銀 실적 늘며 선방했지만
증권·보험 등 일제히 악화
BNK, 비은행부문 39% 급감
부동산PF축소 증권 실적 부진
BNK, DGB, JB 등 국내 지방금융지주 3곳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수익성 악화와 비은행 부문 부진으로 발목을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과는 희비가 갈리는 모습이다.
지방금융지주 3곳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1조96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1106억원)에 비해 뒷걸음질쳤다. 28일 DGB금융은 실적 발표를 통해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30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JB금융도 올해 상반기 32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방금융지주 가운데 선두인 BNK금융은 3곳 중 유일하게 실적이 악화됐다. BNK금융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602억원으로, 전년 동기(5051억원)에 비해 9% 줄었다.
각 지방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인 은행들은 모두 실적이 늘어나며 선방했지만, 비은행 부문에서 타격이 컸다. BNK부산은행은 올 상반기 충당금을 1060억원 더 적립하고도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26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DGB대구은행은 대출 확대와 비이자이익 실적 증가 덕분에 전년 동기 대비 16.4%나 대폭 늘어난 2504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JB금융의 광주은행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4% 늘어난 1417억원이었다.
문제는 비은행 계열사다. 이들의 실적 부진이 금융그룹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캐피탈·증권을 비롯한 BNK금융의 주요 비은행 계열사들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9% 급감했다. DGB·JB금융의 비은행 부문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6% 줄었다. 특히 증권사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업을 축소하며 이익 감소폭이 컸다. BNK투자증권과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 55% 하락했다. 지방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일제히 하락하며 실적을 대폭 끌어올리지 못한 영향도 지방금융지주의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줬다. NIM이 높을수록 돈을 굴릴 때 이익이 더 많이 남는다. 지방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규모가 작고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아 조달금리가 더 높다. 금리가 동결되면 NIM 하락폭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JB금융의 전북·광주은행 합산 NIM은 0.16%포인트 하락했다. 부산·경남은행의 합산 NIM은 전 분기 대비 0.03%포인트, 대구은행의 NIM은 0.02%포인트 감소했다.
자산건전성도 악화되고 있어 지방금융지주는 하반기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됐다. 지방금융지주는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하며 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건전성 지표를 관리하고 있다. 지방금융지주 관계자는 "높은 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자산건전성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 하반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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