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2차전지 훈풍에 고공행진 펨트론…하나증권, 5년만에 차익 실현
2018년 지분 투자했던 하나證 전량 매도
상장 당시에는 눈물 흘렸던 코스닥 상장사 펨트론이 최근 고공행진하고 있다. 반도체와 2차전지 수혜를 입고 주가가 빠른 속도로 상승 중이다. 올해 들어서만 2배 가까이 올랐는데, 펨트론이 상장하기 전부터 2대 주주에 올랐던 하나증권은 최근 지분을 전량 팔아치웠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하나증권은 보유하고 있던 펨트론 주식 56만3709주를 전량 매도했다. 해당 물량은 하나증권이 펨트론이 상장하기 전부터 가지고 있던 주식이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조금씩 주식을 팔아왔다.
하나증권은 지난 2018년 9월 펨트론의 상환전환우선주와 보통주 52만6315주를 약 20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매입 가격은 주당 3800원이다. 당시 매입으로 하나증권은 펨트론 지분 5% 정도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됐다.
하나증권이 처음 펨트론 주식을 매도한 것은 지난해 12월 29일이다. 당시 4394주를 장내에서 5600~5630원에 분할 매도했다. 지난해 말 매도 가격은 매입 가격과 비교해 그렇게 큰 이익이라고 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 들어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하나증권은 첫 매도 이후 5개월간 지켜만 보다가 주가가 급등한 올해 5월 19일부터 주식 매도를 재개했다.
이달 들어 보유 지분을 전량 매도하면서 하나증권은 80억원이 넘는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4년여 만에 60억원의 차익을 거둔 셈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펨트론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기 전 매수했다”면서 “상장 이후에는 보유하고 있던 물량을 꾸준히 매도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펨트론은 지난해 11월 24일 상장한 신생 기업이다. 그러나 기업공개(IPO)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당초 희망 공모가 범위를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제시했었는데, 수요예측에 참여했던 기관 91%가 공모가를 1만원 미만으로 적어내면서 공모가를 희망했던 범위보다 낮은 8000원에 확정했다.
상장 이후에도 펨트론 주가는 좀처럼 오르지 못했다. 상장 첫날에는 공모가보다 다소 높은 9210원에 마감했지만, 다음날부터 곧바로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해 11월 28일부터 올해 2월 14일까지 약 3개월은 공모가를 밑도는 가격에 거래됐다.
그러나 올해 3월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시장에서 2차전지가 큰 인기를 끌면서 관련 사업을 하는 펨트론에 투자 수요가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1분기 매출이 양호하게 나온 점도 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 1월 2일부터 이날까지 펨트론의 주가 상승률은 187%가 넘는다. 지난해 5500원 선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현재 1만6000원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2대 주주였던 하나증권이 지분을 전량 매도한 이후에도 주가는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펨트론은 2002년 설립된 3차원(3D) 검사장비 전문 업체다. 표면실장기술(SMT), 반도체, 2차전지 공정에서 외형 제조 불량 등을 검사하는 장비를 주력으로 납품한다.
펨트론에 대한 증권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오현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펨트론이 영위하는 주요 사업 부문(SMT·반도체·2차전지)은 부품 정밀화 및 생산 수율 고도화 수요와 맞물려 지속 성장할 것”이라며 “반도체 사업 부문은 국내 고객사의 장비 국산화 수요와 함께 중장기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펨트론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756억원, 108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23.7%, 영업이익은 70.4% 증가한 수준이다. 박상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펨트론은 선제적 투자를 통해 2024~2025년 3000억원까지 생산 능력을 늘릴 예정”이라며 “현재 2차전지향 매출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부터 관련 매출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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