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19년째 '독도 일본땅' 허위 주장…북핵은 '중대하고 급박한 위협'(종합)
'강한 국가' 내걸고 뭉치는 中·러에 "동맹국과 협력해 대응해야"
(서울=뉴스1) 권진영 강민경 기자 = 일본 정부가 독도가 일본 영유권에 포함된다고 허위 주장하는 방위백서를 28일 공개했다. 19년째 되풀이되는 일방적인 허위 주장이다.
일본 주요 언론들은 이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방위성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방위백서를 보고받고 각의(국무회의 격)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방위성은 독도 영유권에 대한 기존 문구는 유지하면서도 최근 한·일 정상회담 등 양국 간 연계가 강화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제관함식 한국군 참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완전 정상화 및 한·일, 한·미·일 연계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 보인다고 언급했다.
◇'독도 문제 해결 안 됐다' 日 19번째 공염불
일본 방위성은 2023년도 방위백서에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라는 이름으로 표기한 지도를 총 3장 실었다.
'우리나라(일본) 주변 안전보장환경의 변화' 지도에서는 독도 아래 '영공침범(2019)'이라는 글자와 함께 빨간색 러시아 항공기 표식이 들어갔다.
이는 2019년 러시아 군용기가 동해상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한 사례를 나타낸 것이다. 한국 국방부는 군용기를 즉각 출격해 경고사격으로 경계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한국과 러시아 양국 정부에 "다케시마는 일본 영토다. 영공 침범을 한 러시아에 대해서는 일본이 대응해야 하며 한국이 조치하는 것은 일본 정부 입장과 상충한다"고 끼어들었다.
이외에도 △우리나라 주변 해공역 경계 감시 이미지 △우리나라 및 주변국·지역의 방공식별구역(ADIZ) 등에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했다.
독도에 대한 서술은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전보장 환경'이라는 꼭지에서 등장했다.
텍스트 서술은 지난해와 동일했다. "우리나라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북방4도)와 다케시마(독도)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한다" 문구가 삽입됐다.
독도에 대한 서술은 글로벌 안보 과제가 일본이 포함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특히 두드러지며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맥락에서 나왔다.
다만 이번 백서에는 엄중한 안보 환경 속 한일 간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백서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문제를 비롯해 테러 대책과 대규모 자연재해 대응, 해적 대처, 해양안보 등 한일 양국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엄격하고 복잡해지는 가운데 한일의 연계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썼다.
특히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도쿄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일,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한 억지력과 대처력 강화에 대한 중요성에 공감했다고 언급했다.
또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일 안보대화 재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정부 간의 대화와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환영한다는 등 긍정적인 내용이 추가됐다.
한일 현안 중 남은 과제인 자위대 초계기의 저공 위협비행에 대한 레이더 조사 사건 등도 언급됐지만 "최근 한일관계를 한층 발전시키려는 큰 흐름 속에서 방위성·자위대로서는 방위당국 간 현안 해결을 위해 한국 측과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는 내용이 적혔다. ◇북핵, '종전보다 한층 중대하고 급박한 위협'
일본은 방위백서에서 북한을 400번 넘게 언급했다.
방위성은 북한의 군사 활동에 대해 "우리나라의 안전보장에 종전보다 한층 더 중대하고 급박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지역과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현저한 손해를 끼친다"고 했다.
올해 들어서는 북한이 지금까지와는 달리 높은 빈도로 탄도 미사일 발사 등을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은 북한이 변측 궤도로 비약하는 탄도미사일이나 '극초음속 미사일'이라 불리는 것을 발사하는 등 전술핵 무기 탑재를 염두에 두고 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실용화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통상전력이나 전술핵을 사용한 무력분쟁에서도 대처 가능한 수단을 획득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은 북한이 2022년을 거쳐 빈번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발사를 통해 도발 행위의 수준을 점점 높여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강한 국가' 내건 中·러 연계 견제
일본은 중국의 군사 활동을 "우리나라와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 사항이며 지금껏 없었던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라고 했다.
이 같은 중국의 도전에 일본의 국력과 동맹국 등의 협력·연계를 통해 대응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이 장기간에 걸쳐 급속히 국방비를 늘리는 가운데, 21세기 중반까지 목표로 잡은 "세계 일류의 군대 건설" 실현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중국의 군사력 강화는 대만 문제에 대처하고 구체적으로는 대만의 독립 및 외국 군대의 독립 지원을 억지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점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짚었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에도 동아시아 국가들과 활발히 군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중국과 전략적 연계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지난 2022년에는 중국·인도 등 14개 국가와 '군사전략 지휘 참모본부 연습(보스토크 2022)를 실시하고 중러가 폭격기 공동 비행 및 함정 공동 항행 등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방위성은 "우리나라(일본)에 대한 시위 활동을 명확히 의도한 것으로 우리나라와 지역 안전보장상 관점에서 중대한 우려점"이라며 "앞으로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동향에 강한 우려를 갖고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중 전략 경쟁 격화에 긴장감 높아지는 대만
정치·경제·군사 등 영역에서 경쟁 중인 미국과 중국에 대해서는 힘의 균형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따라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은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위압적인 군사 활동을 더 활발히 펼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리나라를 포함해 국제사회에서 불안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며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세계 공통의 과제로 인식하고 동맹국 미국 및 파트너 국가들, 국제사회와 연계하며 관련 동향을 한 층 긴장감 있게 주시하겠다"고 했다.
한편 중국이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대만에 대해 쓰고 있는 '그레이존 전략'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레이존 전략은 무력 공격인지 아닌지 판별하기 애매하게 전시와 평시 상황을 오가는 다층적 작전을 일컫는다.
◇방위 체제 몸집 키우는 日
2023년은 일본이 새로운 '방위력 정비 계획'을 실시하는 해다. 방위성은 이를 '방위력을 발본적으로 강화하는 '원년'이라고 칭했다.
일본은 국민의 생명과 삶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외교를 뒷받침하는 것이 방위력이라고 했다.
방위력 강화의 핵심은 반격능력을 보유하는 것. 이를 위해서는 방위비 확대가 필요하다.
일본 정부는 2027년까지 방위비 예산을 2022년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까지 올리기로 했다. 향후 5년간 43조엔(약 394조 원)을 늘리는 셈이다.
방위성은 방위력의 핵심이 되는 '스탠드오프(원거리) 방위능력'과 '무인자산 방위능력' 등에 대한 예산을 큰 폭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미 보유한 장비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가동성을 향상시키고 탄약을 확보해 주요한 방위 시설 강화하기 위한 투자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제도적 환경 마련도 이미 추진 중이다. 방위성은 살상 무기를 외국에 팔거나 양도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위장비 이전 3원칙'를 개정 작업 중이다.
이 밖에도 동맹국과 함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실현을 위해 아시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유럽 등 다양한 나라들과 고위급 교류 및 공동 훈련, 능력 구축 지원 등을 추진한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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