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과 '中 일대일로' 논의 伊멜로니 "탈퇴 압박 없었다"
伊, G7 중 유일하게 가입
中보복 의식해 신중론 유지
"美에 몰래 탈퇴 약속" 분석도
지난해 10월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중국 일대일로 사업에 관해 논의했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유일하게 일대일로에 참여해온 이탈리아는 최근 미국과 중국 간 경제·안보 패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양자택일 기로에 놓여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직후 주미 이탈리아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탈리아의 중국 일대일로 참여에 대해 논의했지만, 미국은 이탈리아에 대중국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접근법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멜로니 총리는 일대일로 탈퇴 여부를 두고 숙고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중국과 건설적인 대화의 장을 열어두는 게 중요하다"며 "다음 해외 방문 국가에 중국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대일로 관련 결정은 12월 기한까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가 12월 22일까지 협약을 철회하지 않으면 협약은 5년 자동 연장된다.
일대일로는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축 사업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초인 2013년 글로벌 프로젝트로 발표한 중국의 주요 대외 확장 전략이다.
하지만 이후 미국과 중국 간 경제·안보 갈등이 첨예화하면서 이탈리아는 서방국에서 일대일로 하차 압박을 받았다. 중국에 대한 서방국의 '디리스킹(위험 완화)' 전략에 동참하라는 요구다. 이러한 분위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며 더욱 짙어졌다.
멜로니 총리는 이날 신중론을 폈지만, 이미 미국을 선택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들은 이탈리아가 내년에 G7 의장국을 맡기 때문에 중국의 일대일로 참여를 그만둘 계획이며 물밑에서 미국 정부를 안심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비공개 정상회담에서 멜로니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일대일로 탈퇴를 비밀리에 약속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멜로니 총리 측근 말을 인용해 "멜로니 총리가 회담에서 직접 중국과 결별할 계획을 밝히겠지만 공개적으로 발표할 예정은 아니다"고 지난 26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멜로니 총리가 중국과의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전략을 펼쳤다고 분석했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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