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참전용사 '이건희 신발' 신는다
'영웅의 신발' 만들어 헌정
부산 특수신발 전문 선형상사
정전 70주년 행사 위해 방한한
참전용사 64명 발 일일이 스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신발' 증정
발등 높았던 故 이건희 회장
생전에 이곳서 만든 신발 애용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신발을 맞춤 제작했던 부산 신발기업이 6·25전쟁 참전용사를 위한 신발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28일 부산 신발기업 선형상사는 6·25전쟁 참전용사에게 헌정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영웅의 신발'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 신발은 지난 26일 국가보훈부 주최로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 호텔에서 열린 유엔 참전용사 감사 만찬 행사장에서 참전용사들에게 전달됐다. 이 행사에서 단상에 오른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무릎을 꿇고 호주 참전용사인 어니스트 홀덴 씨(91)에게 신발을 신겨주며 존경을 표했다. 홀덴 씨는 6·25전쟁 당시 실종된 전우를 찾다가 지뢰 폭발로 부상을 입어 거동하는 게 편하지 않다.
특별 착화식은 국가보훈부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업무협약을 맺고 6·25전쟁 참전용사에게 하나뿐인 맞춤형 신발을 제작해서 헌정하자는 의미로 기획됐다.
이 신발을 제작한 기업은 부산 남구에 본사를 둔 선형상사다. 맞춤형 신발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기업인데, 특수 맞춤형과 장애인용 신발 브랜드인 '도레미'로 잘 알려졌다. 발등이 높은 탓에 기성 신발이 맞지 않아 고생하던 이 회장이 선형상사의 맞춤형 신발을 즐겨 신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었다. 통상 맞춤형 신발을 제작하는 데는 최소 3주가 걸린다. 개인에게 꼭 맞는 신발을 만들기 위해 발을 3차원(3D) 스캐너로 뜨고 신발 틀(라스트)을 제작하고 가봉한 뒤 신발 장인이 손으로 실을 꿰며 만들기 때문이다.
백호정 선형상사 대표는 "참전용사들이 한국에 들어온 지난 24일 직원과 함께 서울 호텔로 찾아가 참전용사 64명의 발을 하나씩 스캐닝했다"며 "참전용사마다 입국 시간이 달라서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하며 발 모양을 뜨는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작업 후 바로 부산으로 돌아와 26일 만찬 행사까지 주어진 사흘 동안 홀덴 씨의 신발부터 제작했다. 3주는 걸리는 일을 단 3일 만에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직원들과 밤낮없이 힘을 합쳐 신발을 완성했다.
백 대표는 "나머지 참전용사 63명의 신발을 열심히 제작하느라 헌정 현장인 시그니엘 호텔에 가지 못했지만 영상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며 "각각의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완성해서 참전용사가 사는 22개국으로 배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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