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끓고 있다… 온난화 끝, 열대화 시대” 경고
공포스러운 상황이지만 시작에 불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7일(현지 시간) “올해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라는 세계기상기구(WMO)의 분석을 토대로 이같이 경고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어 “현재 기후변화는 공포스러운 상황이지만 시작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북미, 유럽 등 세계 곳곳이 이상고온으로 들끓고 있다. 미국에서는 일부 도시들의 기온이 50도를 넘나드는 등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자 연방정부 차원에서 폭염 경보 조치를 발령했다. 유럽 남부와 아프리카 북부 등 지중해 지역은 열파(熱波·장기간 폭염)와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의 일부”라는 분석이 나온다.
● UN사무총장 “지구 끓고 있어”
WMO는 이날 “올해 7월 1∼23일 지구 평균 지표면 기온은 16.95도로, 이달 첫 3주가 지구가 가장 더웠던 3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이 지원하는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이는 역대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된 2019년 7월 16.63도를 뛰어넘는 수치다. WMO는 현재 추세를 고려하면 올 7월은 역대 가장 더운 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MO는 98% 확률로 향후 5년 내 올해 7월보다 더운 날씨가 찾아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5년 내로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시기보다 1.5도 이상 높아질 확률은 66%에 이른다고 봤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올 7월 세계 인구 수백만 명에 영향을 미친 극심한 날씨는 안타깝게도 기후변화의 냉혹한 현실”이라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라고 강조했다. 카를로 부온템포 CS3 국장도 “기록적인 기온은 지구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WMO의 발표 직후 “끔찍한 기후변화가 시작됐다. 북미,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지역이 ‘잔인한 여름’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끓는 지구’)는 지구 전체의 재앙으로 분명한 인간의 책임”이라며 회원국이 즉각적으로 기후변화를 막을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 바이든 “美서 폭염으로 매년 600여 명 숨져”
미국에서는 폭염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남서부 지역을 달군 열돔이 동북부까지 확대되며 워싱턴, 필라델피아, 뉴욕 등 동부 주요 도시에서도 기온이 38도 안팎까지 치솟았다. 미 기상청(NSW)에 따르면 인구의 절반이 넘는 1억7000만 명이 ‘열 주의보’나 ‘폭염 경보’ 영향권에 들어 있다. 전력 수요도 급증해 13개 주에 에너지 비상경보가 내려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연방정부 차원의) 폭염 위험 경보 발령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이상고온으로 매년 미국에서 600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거론하며 “충격적이다. 누구도 이것이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고온 현상을 줄이기 위해 도심과 거주지에 10억 달러(약 1조2700억 원)를 투입해 나무를 심겠다고 밝혔다.
중남미 멕시코에서는 최근 4개월 동안 폭염으로 249명이 사망했다. 아프리카 북서부 튀니지에서는 24일 최고기온이 50도를 기록하며 가뭄과 물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튀니지 정부는 물을 농지에 공급하거나 세차를 비롯해 공공장소 청소에 물을 사용하는 것도 금지했다.
아시아 지역의 폭염도 위험 수위에 도달하고 있다. 27일 일본 오사카의 낮 최고기온은 39.8도에 달했다. WMO에 따르면 1991~2022년 아시아 지역의 온난화 속도는 1961~1990년 기간 온난화 추세보다 거의 두 배 빨라졌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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