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대 마약 밀수 주범 10대 고교생 기소… 중학교 동창 등과 범행 모의

'클럽마약' 6만명분 밀반입 시도… 검찰에 적발
두바이 고교 재학 중, 방학 맞아 귀국하다 체포
중학교 동창·30대 공범, 이미 지난달 구속 기소

인천지검은 중학생 동창 등과 공모한 고교생이 팬케이크 조리용 기계에 숨겨 밀수한 마약을 압수했다. 연합뉴스

중학교 동창 등과 모의해 7억 원 대의 마약을 국내로 밀수하려던 한국인 고등학생이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두바이에서 한국으로 들어왔다가 검찰에 붙잡혔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인천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부장 김연실)은 전날인 2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혐의로 두바이 고교생 A(18)군을 구속 기소했다.

A군은 지난 5월 26일 독일에서 팬케이크 조리용 기계 안에 마약류 케타민 2,900g(시가 7억4,000만 원 상당ㆍ약 6만 명 동시 투약분)을 국제화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몰래 밀반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마취제의 일종인 케타민은 이른바 ‘클럽 마약’으로 불리며 주로 젊은층 사이에서 오ㆍ남용되는 대표적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앞서 검찰은 A군으로부터 마약 밀수를 제안 받고 범행에 가담한 친구 B(18)군과 공범 C(31)씨를 같은 혐의로 먼저 구속해 지난달 말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들을 수사하면서 한국인이지만 현재 두바이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A군이 주범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체포영장을 발부 받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 수배령을 내렸다. A군은 지난 8일 방학을 맞아 부모와 함께 귀국길에 올랐다가 인천공항에서 체포됐다.

조사 결과, A군은 국내에 거주하면서 다녔던 중학교 동창 B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C씨 등을 마약 밀수로 끌어들였다. A군은 B군에게는 마약을 받을 한국 주소를, C씨에겐 범행에 필요한 연락처와 개인통관고유부호 등을 각각 제공받았다. 이후 독일에 있는 신원불상의 마약판매상에게 이 정보들을 넘긴 뒤 케타민을 한국으로 보내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례에서 보듯 최근에는 청소년까지 마약류 밀수 범행에 가담하고 있다”며 “인천지검은 향후에도 마약류 밀수조직을 끝까지 추적할 것이며, 청소년 마약범죄에도 엄정 대응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