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사령탑 3인 압축…학계·산업계·OB 면면은

한수연 2023. 7. 2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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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맨과 KT맨, 그리고 AI 전문가…공통키워드는 '전문성'
내주 심층면접 거쳐 최종 1인 확정…8월 주총서 선임
(왼쪽부터)김영섭 전 LG CNS 사장, 박윤영 KT 전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 그래픽=비즈워치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가 3명으로 압축됐다. 김영섭 전 LG CNS 사장, 박윤영 KT 전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가나다 순)가 최종 후보군이다. 각각 산업계, KT 출신 올드보이(OB), 학계 출신이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달 12일까지 접수한 사내·외 대표이사 후보군을 대상으로 서류심사와 비대면 인터뷰 등을 거쳐 지난 27일 이들 3인을 내주 심층면접 대상자로 선정했다. 

처음 후보군에 올랐던 정치권 인사들이 모두 빠진 가운데 이들 3인은 모두 각계에서 전문성을 자랑하는 인물들이다. KT가 신성장 동력으로 미는 디지털전환(DX)에 있어서도 리더십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섭 전 사장, LG CNS 혁신 이끈 정통 'LG맨' 

먼저 김영섭 전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LG그룹에서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 경영관리본부 부사장,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등을 거친 정통 'LG맨'이자 재무통이다. 2015년 11월 LG CNS 대표 선임 이후 작년까지 회사를 이끌면서 디지털전환(DX)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그는 재무 전문가이면서도 기술에 대한 이해와 사업 경험이 풍부해 LG CNS의 사업구조와 모델 혁신에 앞장섰다. 연공서열 관행을 깨고 '최적화그룹' 등 기술중심의 역량서열 DNA를 회사에 정착시켰다는 평가다.

그의 재직기간 LG CNS는 DX 신기술을 빠르게 축적하며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슬라럼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쌓았다. 2019년부터는 매년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역대 최대를 경신했고, 2021년부터 2년 연속 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 

박윤영 전 사장, B2B 사업 주도한 OB

대표이사 자리에 재도전하는 박윤영 전 사장은 2019년 구현모 전 대표와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경합을 벌인 인물이다. 결국 기업부문장을 끝으로 2020년 12월 KT를 떠났지만 이번에 유력 후보로 돌아왔다. 올해 2월에는 KT 대표이사 후보 최종 4인에도 오른 바 있다. 

박 전 사장은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해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취득하고 1992년 KT 전신인 한국통신에 네트워크기술 연구직으로 입사했다. 이후 SK로 이직했지만 다시 KT로 돌아왔다. 이후 약 30년간 재직하며 KT 컨버전스 연구소장(상무)과 미래사업개발그룹장(전무), 기업사업컨설본부장, 기업사업부문장, 글로벌사업부문장 부사장을 거쳐 2020년 사장 자리에 올랐다. 부동산 사업에도 밝아 계열사인 KT에스테이트 기타비상무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정통 KT맨이다. 

그는 KT에서 기업사업을 도맡으며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 이후 B2B(기업간 거래) 사업을 주도했다. 기업부문장 재직 시절 KT는 현대중공업과 스마트조선소 건설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인공지능(AI) 로봇 개발 등의 협력에도 나섰다. 삼성서울병원과 스마트병원 건설을 작업 진행을 하는 동시에 에쓰오일, 웹케시 등과 새 업무협약도 맺었다. 

연구원 출신으로 기술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2018년 제6대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 2020년 초대 한국공공안전통신협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2020년 사장 승진 당시에도 KT는 "기업사업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고 그를 평가했다. 

'AI통' 차상균 교수, 기업경영·실무경험↑

마지막으로 학계 출신인 차상균 교수는 AI(인공지능)·빅데이터 전문가다. 서울대 전기공학 학사와 동 대학원 제어계측공학 석사를 거쳐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전기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4~2019년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 초대 원장을 역임하고 2020년부터 작년 8월까지는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 초대 원장을 맡았다. 그는 지난해 서울대 총장에 도전하기도 했다.

기업 경험도 없지 않다. 2002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벤처기업인 '트랜잭 인 메모리'(TIM)라는 회사를 창업해 세계 최초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인 '하나(HANA)'를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구글과 아마존, 메타, 인텔 등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팀은 독일기업 SAP에 합병됐다. 

KT에서는 2012년 3월부터 2019년 3월까지 7년간 최장수 사외이사를 지내며 회사 경영에 관여했다. 

차 교수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관련 국내 최고 전문가로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관련 기업 경영과 실무 관련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T를 포함한 소유 분산 기업이 대한민국 경제와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해야한다는 경영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심 끝 명단공개…내주 심층면접 관건

이들 3인에 대한 심층면접 심사는 다음 주 진행된다. 이를 통과한 최종 1인이 차기 KT의 수장에 오른다. KT는 오는 8월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임 대표를 공식 선임할 계획이다. 임기는 2026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다. 

이승훈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은 "차주 중으로 후보 3인에 대한 심층면접 심사를 진행하고 최종 1인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KT는 이들 3인 후보에 대한 공개 여부를 두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전 경선에서는 후보자 명단 전원을 공개했지만 이번에는 이사진들이 대거 교체되며 비공개에 무게가 실린 바 있다. 그러나 '깜깜이 심사' 논란이 이어지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명단공개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KT 새노조는 28일 낸 성명에서 "이제 낙하산 논란보다 중요한 것은 이사회의 철저한 후보 검증 의지"라며 "후보의 통신 전문성을 심층 평가하고, 기존 KT의 경영실패에 대한 후보의 개혁의지와 경영 정상화에 대한 계획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수연 (papyru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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