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열병식 '최초 공개' 무기 없었지만… 무인기·핵어뢰·ICBM 총출동(종합)

허고운 기자 2023. 7. 2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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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판 글로벌호크·리퍼' 비행도… "핵전투무력 기상 과시"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신형 무인기.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7월27일) 제70주년을 맞아 평양에서 개최한 열병식에선 '최초 공개'된 무기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열병식에선 북한이 전날 무기 전시회에 처음 등장했던 신형 무인기가 비행했고, 핵 무인 수중공격정(핵어뢰) '해일'이 등장했다. 아울러 미국을 사정권에 두는 것으로 평가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18형'이 열병식 대열 마지막에 나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자에서 전날 오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전승절 기념 열병식 소식을 전했다.

신문은 이번 열병식에서 "새로 개발 생산돼 우리 공군에 장비하게 되는 전략무인정찰기와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가 열병 광장 상공을 선회하며 시위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열병식에서 비행한 '전략무인정찰기'와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는 지난 26일 북한 국방성이 주최한 '무장장비전시회-2023' 행사에 처음 등장했던 기종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 무인기는 그 용도·크기·외형 등 측면에서 각각 미군이 운용하는 중고도 무인기 MQ-9 '리퍼'급 및 고고도 무인기 RQ-4 '글로벌 호크'급과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열병식에선 이들 공격형 무인기 4대가 차량에 실려 이동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시위 비행을 통해 실전 능력을 갖췄음을 과시하는 동시에 최소 5대가 제작됐음을 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은 열병식 직전까지 평양에 비가 왔을 가능성이 있는 등 기상조건이 무인기 운용에 적합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비행을 강행한건 이번 열병식 행사에서 과시하려 한 핵심 중 하나가 무인기 전력 최신화란 의미"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열병식에 앞서 조선중앙TV를 통해서도 정찰용 무인기의 비행 장면과 공격용 무인기를 이용한 무기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또 북한 매체에선 공식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으나, 열병식 장면을 담은 사진엔 핵어뢰 '해일'로 추정되는 무기도 포착됐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은 올 3월 '해일'의 개발·시험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북한은 당시 해일의 임무는 "은밀히 적 작전수역으로 잠항해 수중폭발로 초강력 방사능 해일을 일으켜 적 함선 집단과 주요 작전항을 파괴 소멸하는 것"이라고 선전했다.

이번 열병식 대열의 마지막엔 ICBM이 등장했다. 액체연료 추진체계 기반의 '화성-17형'은 전 세계에 현존하는 ICBM 가운데 크기가 가장 커 '괴물 ICBM'으로 불린다.

또 '화성-18형'은 지난 2월 인민군(북한군) 창건 제75주년 열병식 때 그 모습을 처음 공개한 이후 이달까지 2차례 시험발사를 실시한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이다.

노동신문은 '화성-18형'에 대해 "적대세력들의 각이한 반공화국(반북) 핵전쟁 위협과 도발적 침략행위들을 철저히 억제하고 압도적으로 대응하며 우리 국가(북한)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수호하는 공화국 전략무력의 가장 강력한 핵심주력수단"이라고 소개했다.

신문은 '화성-17형'에 대해선 "지구상에서 제국주의 폭제를 끝장내고 인류의 미래를 구원할 수 있는 강대한 국가와 인민의 절대적인 힘의 실체, 정의와 평화수호의 보검인 우리 전략무력의 위상을 체현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앞선 열병식에서도 ICBM을 동원했다. 그러나 이번엔 리훙중(李鴻忠) 중국 공산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 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등 외국 인사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이를 선보였단 점에서 나름의 정치·외교적 함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의 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비행체 발사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러 양국의 고위 당국자가 북한 ICBM을 직접 본 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용인'하고 있음을 전 세계에 보여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문에 따르면 이번 열병식에서 ICBM에 앞서서는 탱크장갑사단, 기계화보병사단, 비행종대, 포병종대 등의 행진이 이어졌다. 신문은 전술미사일 종대와 장거리순항미사일 종대도 열병식에 참가했다고 소개했으나, 이들 부대가 운용하는 미사일 기종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신문은 이번 열병식과 관련해 "우리 국위를 비약적으로 상승시키는 한 층 한 층의 디딤돌이 돼준 최신예 병기들의 도도한 흐름은 공화국(북한) 핵전투무력의 기상을 남김없이 과시했다"고 자평했다. 북한은 그간 각종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장거리순항미사일 역시 핵탄두 탑재를 목표로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제 북한의 전시회에서 보였던 무기체계나 심야 열병식에 관한 사안은 분석 중"이라며 "현재로선 설명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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