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조’에 제조업 재고 역대 최대폭 감소… 싹트는 경기 회복 기대감

세종=김민정 기자 2023. 7. 2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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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을 면치 못했던 경기가 저점을 찍고 반등할 기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반도체 출하는 전월보다 41.1% 늘고 쌓였던 재고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도체 출하가 전월보다 41.1% 늘면서 반도체 재고는 12.3% 줄었다.

제조업 재고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출하가 늘면서 제조업 재고율은 전월보다 6.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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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기 만에 살아난 제조업 생산
반도체 재고 줄어들어… 반등 신호탄
“그간의 부진에서 벗어났다” 해석 나오지만
“경기 회복세라고 보기엔 시기상조” 지적도

부진을 면치 못했던 경기가 저점을 찍고 반등할 기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반도체 출하는 전월보다 41.1% 늘고 쌓였던 재고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는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분기별 제조업 생산은 5분기 만에 반등했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선행 지수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면서 하반기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다소 줄어드는 모양새다. 그러나 수출이 흔들리면 언제든 다시 경기가 고꾸라질 수 있다는 점과 내수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경기 회복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6월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베닝크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CTO 등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반도체 호조에 5분기 만에 ‘상승세’ 전환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3.6% 증가했다. 반도체 생산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고성능 D램 등의 출하 내지 수출이 증가하면서 생산이 늘었다”고 말했다.

반도체 출하가 전월보다 41.1% 늘면서 반도체 재고는 12.3% 줄었다. 6월 반도체 수출 실적 개선에 따른 것이다. 6월 반도체 수출액은 89억 달러로 연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재고 감소는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다. 재고를 털어내는 과정에서 당장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재고를 팔아야 새로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재고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출하가 늘면서 제조업 재고율은 전월보다 6.2% 감소했다. 1975년 재고지수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다만 통계청은 지난 4월에 재고가 큰 폭으로 증가했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생산은 증가세로 전환했다. 2분기 제조업 생산은 1분기보다 3.4% 늘어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 만에 증가세를 보였다. 반도체 생산이 전 분기보다 20.6% 늘어난 덕분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2023년 6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 두 달 연속 ‘트리플 증가’했지만… “보합 수준” 지적도

일각에서는 전산업 생산과 소매 판매, 투자 지표가 2개월 연속 ‘트리플 증가’한 것을 경기 개선의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세 지표가 2개월 연속 상승한 것은 2018년 1∼2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경기를 전망하는 지표도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다.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올라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정부는 경기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차관회의 모두발언에서 “6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경제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 생산이 5개 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는데, 그간의 부진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산업생산 증가 폭이 매우 작고 설비투자 증가 폭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김 심의관은 “선행지수 등에서 경기가 조금 개선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분기 말이라는 특수 요인도 있어 더 지켜봐야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반도체 수출이 전체적인 지표 상승세를 견인했지만, 소비나 투자 지표는 보합 수준”이라며 “고금리로 내수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경기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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