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막식 가려"...철거 위기 맞은 파리 명물 노천 서점

내년 파리 올림픽 개막식 센강서 개최…당국, 테러 위험도 고려
서점 주인들 "에펠탑·노트르담 성당 없애는 것만큼 터무니없어" 반발

파리 센강변의 노천 서점들/사진=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의 풍경을 이루는 센 강변의 오래된 노천 서점들이 내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철거 위기에 몰렸습니다.

현지 시각 어제(27일) AFP 통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파리 경시청은 이번 주 센 강변 노천 서점 운영자들에게 내년 7월 26일 올림픽 개막식 전 가판대를 철거하라고 통보했습니다.

개막식이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경기장 밖인 센강에서 열리는데, 자칫 노천 서점들이 개막식 시야를 가릴 수 있고 테러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파리 시청도 이달 10일 노천 서점 주인들을 불러 임시 철거를 요청했습니다. 파리시는 개막식 경로에 위치한 570개의 서점을 철거 대상으로 꼽고 있습니다.

파리시는 대신 올림픽 기간 가판대를 보수하고 올림픽이 끝나면 재설치하는 방안, 센강 근처 라탱(Latin) 지구에 별도의 '서점 마을'을 조성하는 방안 등을 '당근책'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서점 주인들은 당국의 통보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노천 서점도 나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어느덧 파리 풍경을 이루는 한 요소가 돼 있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파리 서점 문화 협회의 제롬 칼레 대표는 현지 일간 르몽드에 "파리 시장은 올림픽을 통해 파리와 그 상징물을 보이고 싶어 하지만, 노천 서점도 엄연한 파리의 일부"라며 "우리를 사라지게 하는 건 에펠탑이나 노트르담 성당을 뜯어 없애는 것만큼이나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우리는 450년 동안 그곳에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점을 운영하는 질 모리노도 현지 BFM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파리 풍경의 일부"라며 "종종 역사적 기념물로 소개되기도 하고 4세기 동안 존재해 왔는데,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케이크 위 파리처럼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고 한탄했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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