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사 신고’ 주호민 無편집에 항의 폭주...방송가 비상[MK이슈]

웹툰작가 주호민. 사진|주호민 SNS

웹툰작가 겸 방송인 주호민이 발달장애 아들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방송가에 후폭풍이 불고 있다.

주호민은 지난해 9월 특수교사 A씨가 자폐를 가진 자신의 아들 B군을 학대했다는 이유로 고소했다. A씨는 아동학대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주호민의 아들 B군은 장애가 없는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던 중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려 분리 조치된 상황이었는데, A씨가 B군에게 ‘분리 조치됐으니 다른 친구들과 사귈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주호민은 지난 26일 자신의 SNS에 “(B군이) 사건 당일부터 지속적으로 평소와 다른 불안한 반응과 두려움을 표현했고 등교도 거부했다”며 B군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학교에 보냈는데, 해당 녹음기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있어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아이가 친구들에게 돌발행동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도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면서 “현재 관련 사안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니 만큼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이었는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였는지 여부는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B군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장애 아동을 둔 다른 학부모들은 주호민의 입장문이 너무 주관적이라고 반박했다. A씨의 아동학대가 없었으며, 오히려 너무 좋은 선생님이었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아동학대를 했다면 저희 아이가 A씨의 수업을 들으러 학교로 가고 싶어 했겠느냐”, “(주호민 작가의 녹음 행위가) 명백한 교권 침해이자 학생들의 사생활 침해”, “20년 동안 특수교사로 일하면서 아이를 위해 헌신해온 선생님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탄원서를) 써드린 것이다”라며 A씨를 옹호했다.

아울러 현직 초등학교 교사들만 가입할 수 있는 커뮤니티에는 B군이 피해 학생을 상대로 반복적 뺨 때리기, 머리 뒤로 젖히기, 신체 접촉 등 문제 행동을 했다는 글이 게재되며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한 주호민을 두고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주호민이 지난 27일 SBS 예능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 편집 없이 출연해 논란이 증폭됐다.

제작진이 “갑질 학부모가 방송에 나와도 되는가”라는 일부 누리꾼들의 비판에도 “시청자분들의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면서 주호민을 편집 없이 방송에 내보낸 것. 이후 ‘꼬꼬무’ 시청자 게시판에는 “‘꼬꼬무’는 약자의 편에서 생각하는 프로그램이 아닌가”, “논란 있는 주호민을 편집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 등 항의가 폭주했다.

주호민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면서 방송가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주호민의 출연이 프로그램에까지 여파를 미칠까 우려해서다.

SBS 파워 FM ‘배성제의 텐’ 측은 오는 29일 오후 10시 편성된 고정 코너 ‘말년이 편한 소인배 판단소’를 방송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은 스페셜 DJ로 넉살, 게스트로 입짧은 햇님이 출연해 ‘햇살메추 코너’로 대체된다.

오는 8월 4일 첫 방송을 앞둔 tvN 예능프로그램 ‘라면꼰대 여름캠프’는 주호민이 고정 멤버로 출연하는 터라 더욱 고심이 깊다. 방송사 내부에서는 방송 여부를 비롯해 편집 등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호민 사태에 누리꾼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아동학대 혐의와 관련된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