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통위원장 지명 기자 질문 '소나기' 피하고 보자는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 '방송장악 인사 지명 모순 아닌가' "나중에 질문하라"
"당정협의 질문만 받겠다" vs "정해진 것만 물어봐야 하느냐"
전주혜 "민주당이 방송장악 야욕"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국민의힘이 이동관 대통령실 특보의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지명에 입장을 내놓았으나 구체적인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자리를 피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8일 '방송장악이 아니냐', '문재인 정부를 방송장악이라고 비판했는데, 방송장악 주도한 인물을 방통위원장에 지명한 것은 모순이 아니냐', 'KBS MBC를 친윤방송으로 만들려는 의도 아니냐'는 질문에 발표한 논평으로 대체하겠다고만 하고 답변을 하지 않았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브리핑에서 이동관 지명자 인선을 두고 “지난 정권에서 편향과 불공정으로 일관하며 국민의 외면을 자초했던 방송을 정상화하고, 온전히 국민의 품으로 돌려줄 인사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유 수석대변인은 “그동안 민주당은 내정도 안 된 이 내정자에 대해 억측과 비난, 인사청문회를 무력화하는 정치공세로 일관해 왔다”며 “지난 문(文)정권 당시, 국민이 아닌 정권에 헌신했던 한상혁 전 위원장의 공백이 두렵고, 또 어떻게든 기울어진 지금의 방송생태계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겠지만, '카더라'식 추측만으로 사실을 호도하며 이미 '반대'라는 답을 정해놓은 민주당의 '답정너 반대'는 오히려 제대로 된 검증을 방해할 뿐이었다”고 밝혔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 특보가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적임자인지는 인사청문회에서 명명백백히 따져 물으면 될 일”이라며 “국민의힘은 앞으로 있을 인사청문회에서 이 내정자의 자질과 능력을 꼼꼼히 따져볼 것”이라고 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28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옆 프레스라운지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지명이 방송장악을 비판했던 국민의힙 입장과 모순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유 수석대변인은 이 브리핑을 하기 직전 같은 기자회견장에서 제11차 고위당정협의회 결과브리핑을 한 뒤 프레스라운지로 자리를 옮겨 백브리핑을 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정부가 방송장악을 했다고 비판했는데, 이동관 지명자는 MB정권 시절에 방송장악을 주도했다는 비판을 받는 인사인데, 방통위원장에 앉히는 것은 모순이 아니냐는 지적을 어떻게 보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유 수석대변인은 “오전 중에 발표한 논평으로 대신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그렇게 오랫동안 정치권과 언론계에서 안된다고 반대하고 안된다고 했는데, 반대여론에도 강행한 것은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유 수석대변인은 “지금은 고위당정회의 결과에 대한 브리핑에 대한 질문을 받는 시간”이라며 “필요하면 나중에 따로하는 것으로 하시죠”라고 답했다.

당정협의 관련 질의답변을 한 뒤에 재차 '이동관 관련해서 여쭤봐도 되겠느냐'고 하자 유 수석대변인은 “죄송하다 오늘은 요걸로만 하시죠”라고 답을 피했다. '여기에(공지사항에 이 시간에) 방통위원장 내정 논평한다고 돼 있지 않느냐'고 질의하자 유 수석대변인은 “이 시간은 고위당정협의에 대한 백브리핑하는 자리다. 현안브리핑이 아니니까”라고 했다. '현안브리핑도 한다고 돼 있다. 온마이크라고 쓰여있다'는 반박에 “논평이 제 입장이라 생각하면 된다”고 답했고, 이어 기자가 '논평이 부족하니까 여쭤보는 것 아니냐. 논평으로 부족하니까 질문으로 여쭤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재질의하자 유 수석대변인은 “다른 기자들은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기자는 “다른 기자들도 궁금할 수 있는거죠”라며 “꼭 정해진 것만 물어봐야 되느냐”고 반문했다.

'KBS MBC에 대해서 친윤방송을 만들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유 수석대변인은 답변하지 않고, 다시 기자회견장으로 자리를 옮겨 이동관 지명자 관련 브리핑을 했다.

그리고 다시 나와 자리를 빠져나가려하자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이 이동관 지명자 관련 입장을 묻자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거는 아까 오늘 입장은 논평에서 밝힌 게 입장이고, 지금은 질문하고 답하고 그러면 서로간의 논리적 말다툼 밖에 안될 것 같다. 서로간에”라고 답했다. '방송장악이라는 야당의 지적은 어떻게 보느냐'는 질의에는 답변하지 않은채 엘리베이터가 닫혔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28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옆 엘리베이터로 탄 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지명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질문하고 답하면 서로 말다툼 밖에 안 될 것 같다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한편,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민주당이 이동관 후보자를 두고 '방송 장악의 첨병'이라 운운할 자격이 있느냐”며 “민주당이야말로 방송 장악의 야욕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전 원내대변인은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해 종편의 입을 막으려 한 게 방송장악이며, 방송3법이야말로 공영방송 경영진을 자신의 하수인으로 앉히기 위한 방송장악의 검은 술수 아니냐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원내대변인은 “도 넘은 왜곡·편파 방송, 그리고 방만 경영 등 지금의 KBS는 공영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MBC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KBS MBC 편향론을 폈다. 전 원내대변인은 이동관 후보자가 “이처럼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방송의 공정성을 회복할 적임자이기에 후보자로 지명됐고, 앞으로 있을 인사청문회에서 자질과 능력에 대한 검증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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