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네 번째 추기경 유흥식 "오송 참사 유족에 위로…교황 방북 의지 크다"

안시욱 2023. 7. 2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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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희생되신 분들께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참사 소식을 들으시고 희생되신 분들의 영혼과 유가족을 위해, 또 우리 한국 사회를 위해 기도하고 계십니다."

유흥식 추기경(72·사진)은 서울 명동 한국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회 전체의 노력으로, 우리 한국 사회에서 이런 희생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기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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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로 유흥식> 한국어판 출간 기념 방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위로, 교황 방북 의지 전해
27일 정전 70주년 맞아 교황 메시지 낭독할 예정

"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희생되신 분들께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참사 소식을 들으시고 희생되신 분들의 영혼과 유가족을 위해, 또 우리 한국 사회를 위해 기도하고 계십니다."

유흥식 추기경(72·사진)은 서울 명동 한국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회 전체의 노력으로, 우리 한국 사회에서 이런 희생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기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진: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제공

유 추기경은 지난해 8월 한국 역사상 네 번째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추기경은 가톨릭교회 교계제도에서 교황 다음으로 큰 권위와 명예를 가진 자리다. 그는 전 세계 성직자와 신학생을 관장하는 교황청 성직자부의 장관도 맡고 있다. 이번 간담회는 유 추기경의 인터뷰집 <라자로 유흥식>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마련됐다.

사진: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제공

간담회의 화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였다. 유 추기경은 "관계자들이 자기 역할을 조금 더 확실히, 정확히 잘했더라면 이렇게 큰 피해가 오지 않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황께서도 23일 삼종기도 때 희생자를 위해 기도하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 최측근에서 소통하는 인물이다. 그의 생애와 신앙생활에 대한 문답을 담은 <라자로 유흥식>에서도 교황이 직접 나서서 추천사를 남겼다. 유 추기경은 "교황께서는 규정이나 이론 보다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신앙을 강조하신다"며 "이번 책도 사랑의 실천으로 복음을 전파하려고 노력해온 저의 지난 과정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황의 강한 방북 의지도 언급했다. 유 추기경은 "교황은 '북한이 초청하면 거절하지 않겠다' 정도가 아니라 '북한에 가고 싶다. 나를 초청해 달라'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민족끼리 70년 동안 서로 왕래도 없이 모른 채 지내는 것만 한 고통이 어딨나. 교황께서는 당신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이 고통을 없애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 측의 뚜렷한 반응이 없어 방북 계획이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털어놨다. 그는 "세계정세가 대화와 공존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남북 관계는 그런 분위기가 아닌 것 같아 속상하다"며 "하루빨리 북한이 대화에 참여해 평화로운 한반도가 도래하길 바란다"고 했다.

올해로 만 86세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에 대해선 "교황이 무릎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보다 더 건강이 안 좋은 것으로 과장돼 보도되고 있다"며 "교황이 쓰러지신 적도 없고, 정정한 상태"라고 말했다.

사진: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제공

아울러 가톨릭교회의 미래에 대한 제언도 덧붙였다. 유 추기경은 성직자 중심주의를 경계하고, 평신도들의 참여가 보장되는 교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성직자가 자기를 하느님께 특별히 선택받았다고 생각하는 등 우월 의식을 가져선 안 된다"며 "오히려 평신도들이 중요한 위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때 교회가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일으킨 성직자의 징계 처분에 대해서는 "법과 규칙만으로는 세상을 아름답게 바꿀 수 없다"며 "사람과 세상을 바꾸는 것은 자비와 사랑"이라고 했다.

유 추기경은 오는 27일 서울 명동대성당 미사에서 연단에 나선다. 그는 6·25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기념한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대신 낭독할 예정이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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