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스트레스 확 풀어버린 오타니, 'DH1 1안타 완봉승-DH2 연타석 대포'

노재형 2023. 7. 2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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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28일(한국시각)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가 더블헤더 2차전에서 4회 솔로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더블헤더 1차전에서 빅리그 첫 완투승을 거두더니 2차전에서는 연타석 대포를 폭발시키며 '꿈같은' 하루를 보냈다.

공교롭게도 에인절스 구단이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선발투수 루카스 지올리토를 영입하며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끊임없이 제기된 오타니 트레이드 소문을 공식적으로 잠재운 직후 '만화 같은' 투타 활약을 펼친 것이다.

오타니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등판해 삼진 8개를 잡아내며 1안타 3볼넷 무실점의 완봉승을 펼쳤다. 에인절스의 6대0 승리.

지난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오타니는 통산 83번째 등판 만에 첫 완투를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오타니는 이전 8이닝 투구를 5번 했다. 일본 프로야구 시절에는 7완봉승을 포함, 13번의 완투를 한 바 있다.

시즌 9승5패, 평균자책점 3.43, 156탈삼진을 기록한 오타니는 피안타율을 0.185로 낮추며 이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투구수는 올시즌 자신의 최다 타이인 111개를 기록했다. 직구 구속은 최고 99.5마일, 평균 97.0마일을 찍었고, 절반이 훨씬 넘는 61개를 던지며 공격적인 피칭을 펼쳤다. 스위퍼 26개, 커터 11개, 싱커 5개, 커브 5개, 스플리터 3개를 각각 구사했다.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첫 완투를 확정지은 직후 포수 채드 왈라치와 손을 맞잡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오타니가 완봉 역투를 이어가는 동안 에인절스 타선은 초반부터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가며 힘을 실어줬다. 2회초 무사 2,3루서 트레이 캐비지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은 에인절스는 4회 캐비지의 2타점 적시타로 3-0으로 달아났다. 6회에는 테일러 워드의 좌중간 투런포, 8회에는 워드가 또다시 우중간 솔로홈런을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오타니는 8회 투구를 마치고 필 네빈 감독이 완투 의사를 묻자 "내가 끝내고 싶다"며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네빈 감독은 1차전 후 "(눈빛을 보니)완투를 정말 바라고 있었다. 나도 그 눈빛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1차전에서 5타수 무안타에 그친 오타니는 이어 벌어진 2차전에서는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연타석으로 홈런포를 터뜨리며 3타점을 쓸어담았다.

오타니가 4회 중월 솔로홈런을 날린 뒤 들어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오타니는 2-0으로 리드를 잡은 2회초 2사 1루서 볼카운트 2B2S에서 상대 우완 맷 매닝의 7구째 94.2마일 한복판 직구를 그대로 끌어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발사각 25도, 타구속 107.6마일, 비거리 383피트로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했다.

6-2로 앞선 4회에는 중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매닝의 5구째 94.8마일 한가운데 빠른 공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크게 넘겼다. 발사각 22도, 타구속도 116.9마일, 비거리 435피트짜리였다. 시즌 37호, 38호 아치를 때린 오타니는 7회 대타로 교체됐고, 에인절스는 11대4로 이겼다.

ESPN에 따르면 1900년 이후 완투와 2홈런을 같은 날(더블헤더 포함) 작성한 건 오타니가 5번째다. 가장 최근 사례로 1971년 9월 3일 보스턴 레드삭스 소니 시버트는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마운드에서 9이닝 3안타 완봉승, 타석에서는 2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또한 MLB.com에 따르면 1900년 이후 하루에 1피안타 이하의 완투와 2홈런을 기록한 것은 오타니가 두 번째다. 1971년 6월 24일 필라델피아 필리스 릭 와이즈가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9이닝 1볼넷 무실점 노히터와 2홈런을 함께 올린 바 있다.

물론 더블헤더에 모두 출전해 한 경기에서 완투, 다른 경기에서 홈런을 기록한 것은 오타니가 사상 처음이다.

타자 오타니는 타율 0.298(382타수 114안타), 38홈런, 80타점, 79득점, 출루율 0.395, 장타율 0.675, OPS 1.070, 258루타를 마크했다. 홈런 2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맷 올슨(32개)과의 격차를 6개로 벌렸고, 장타율, OPS, 루타 부문 단독 선두도 더욱 굳건히 했다.

상대 사령탑인 AJ 힌치 디트로이트 감독은 "그의 위대함은 세상의 모든 존경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며 찬사를 보냈다.

오타니의 맹활약을 앞세워 더블헤더를 모두 잡은 에인절스는 4연승을 달리며 54승49패를 마크, AL 와일드카드 3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승차를 3경기로 좁혔다.

한편, 이날 경기에 앞서 페리 미나시안 에인절스 단장은 "우리는 주사위를 던졌다. 어떻게 될 지 지켜보자"며 "최근 난 오타니에게 다가가 '우리는 널 트레이드하지 않을거야'라고 말한 적이 없다. 내 생각에 우리가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눴을 때 다른 곳으로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꽤 분명히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즉 이번 여름 들어 트레이드에 관한 얘기를 오타니에게 한 적이 없고, 이전부터 오타니와 함께 하고 싶다는 구단 의사를 여러차례 전했다는 뜻이다.

오타니는 최근 트레이드 소문에 대해 "처음부터 내 계획은 에인절스에서 올시즌을 좋은 성적으로 마치는 것이었다. 그런 상황들이 심리적 측면에서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트레이드를 얘기하는데 하지만 모두 지나간 일이 될 것이다.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는데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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