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 때려도 좀 참으세요" 웃는 학부모…멍드는 특수 교사들 [뉴블더]
영화 '신과 함께'의 원작자로 유명한 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자신의 자폐 성향 자녀를 가르치던 특수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죠.
이에 대해 주호민 작가는 자신의 SNS에 입장문을 올렸습니다.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있었다"면서 "선생님이 아이에게 매우 적절치 않은 언행을 했고 명백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서적 아동학대의 경우 사법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서만 조치가 가능하다"며 "고민 끝에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주 작가의 아이는 동급생 앞에서 신체 일부를 노출하는 등 돌발 행동을 해서 분리됐는데, 이 과정에서 특수 학급 담당 교사가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교사 변호인 측은 SBS 취재진에게, "성기 노출 등 수차례 문제 활동을 반복하던 해당 학생을 지도하던 중 혼잣말로 짜증이 섞인 발언을 한 것은 맞지만, 아동 학대는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20년 넘게 특수 아동을 가르치던 중 소화기로 코뼈를 맞아 부상을 입으면서까지 교직 생활을 이어 온 교사"라며, "한 번의 말실수가 있었지만 아동 학대로 보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교사가 교사 커뮤니티에 올린 사건 경위서엔, "학교폭력으로 처리해야 하는 모든 사안을 특수교사 개인이 오롯이 떠안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지친 마음이 들었다"면서, "순간 격앙된 표현을 사용해 학생을 지도했던 그때 상황이 속상하고 사건의 속에 지쳐버린 제 자신이 원망스럽기도 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이 사건의 아동 학대 여부는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 봐야 할 텐데요.
하지만 이 사례가 알려지면서 특수 교사들의 교권 문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수 교육 활동 특성상 신체적 제재가 필요한 경우도 많지만, 아동 학대로 신고당할지 모른다는 우려로 특수 교사들의 손발이 묶여 있는 상황이라는 호소도 많습니다.
선생님 팔에 커다랗고 시커먼 피멍 자국이 선명하게 들었습니다.
다른 선생님의 얼굴도 맞은 자국으로 벌겋게 부어올랐습니다.
옷이 찢어진 건 물론이고, 살갗이 까질 정도로 다친 선생님도 여럿입니다.
특수 교사 피해 사례를 모아 놓은 사이트에는 "학생들을 지도하다가 맞았는데, 특수 교사니까 참고 감내해야죠라며 웃는 학부모에 소리도 못 내고 울었다" "특수반에서 배우는 게 너무 쉬워서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트렸다며, 학부모가 소리를 질렀다" 이런 사례들이 가득합니다.
특수 교사들은 특수교육활동 특성상 신체적 제재가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아동학대로 신고당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며 제대로 지도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특히 장애 학생이라는 이유로 참아야 한다는 압박과 함께, 교권 침해 행위로부터도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주장합니다.
[정원화/전국특수교사노조 정책실장 : 우리 학생들 중에는 이게 의사 표현이 너무 잘못된 방식으로 굳어져서 분노 폭발이 정말 그런 고강도로 일어나는 그걸 교육으로 다 고치지 못한 채로 나이가 이제 중학교, 고등학교, 성인이 되는 친구들이 있어요. 지금 교육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법이 권하는 건, 그거예요. '아예 어떠한 신체 접촉도 가지지 말라'. 그런데 특수 학생들은 사실 신체적인 도움이 많이 필요한 아이들이거든요. 아동 학대 고소를 무릅쓰고 그냥 아이를 '나는 정말 교육을 위해서 가르치겠다' 하는 선생님이 계시고, 정말 발을 동동 구르고 '너를 어쩌면 좋니' 이런 선생님도 계시고 그래요.]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선, 특수 교육 특성상 필요한 신체적 지원에 대한 지침을 마련해 아동 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해야 하는 게 우선이라는 의견이 나옵니다.
또 특수교육법 개정으로 학생당 교사 수를 늘리고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야 한다고 특수 교사들은 말합니다.
다만 특수 교사들이 가장 많이 당부하는 게 있습니다.
선생님들의 열악한 교권 문제가, 특수 아동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겁니다.
또 특수 아동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정원화/전국특수교사노조 정책실장 : 학생은요, 누구나 교육받으면 바뀔 수 있는 존재고요. 특수교사는 학생이 사회에 잘 적응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교사입니다. 그래서 그 과정에서 학생을 위한다는 가치를 항상 잃지 않고, 학부모랑 다 같이 교사랑 다 같이 협력하고 서로 믿으면서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 학생들이 어떻게 사회에 적응해서 같이 살아갈 수 있을까를 같이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연남 기자 yeon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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