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징어’ 잡으러 러시아로 가는 우리 어선…“만선 기원” [취재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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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인명피해'가 발생한 올해 장마가 끝나고 다시 폭염이 찾아왔습니다.
러시아 조업에 나서는 김성수 근해 채낚기 어선 선장은 "가면 갈수록 러시아도 자원이 고갈돼 가고 있다."라며 "우리 동해에 오징어가 워낙 없으니까 비싼 입어료를 내고 가는데, 거기서도 없으면 희망이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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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인명피해'가 발생한 올해 장마가 끝나고 다시 폭염이 찾아왔습니다. 더위를 피해 푸른 동해를 찾는 피서객도 점점 늘고 있는데요. 여름 동해를 찾는 피서객들이 잊지 않고 찾는 동해안 별미가 있습니다. 바로 살이 통통 오른 '오징어 회'인데요.
하지만 요새는 오징어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징어가 많이 나지 않는 데다, 가격도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죠.
■ '오징어'가 '금징어' 된 이유는?
올해 강원 동해안의 오징어 어획량은 792톤으로, 지난해의 60% 수준에 불과합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평균치와 비교하면 28% 수준으로, 해가 갈수록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습니다.
중국 어선의 싹쓸이 조업 등의 영향으로 오징어 씨가 마른 데다, 수온도 평년보다 높아 오징어가 북상해 동해 어획량이 급감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오징어 공급은 줄고, 수요는 이전과 같으니 가격은 급등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강릉의 한 수산시장에서는 오징어 한 마리가 만 원에서 2만 원에 팔립니다.
지난 14일 수협 경매에서는 오징어 20마리가 47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이렇게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금징어'라는 달갑지 않은 별칭까지 생겼는데요.
어민들도 오징어가 나지 않아서 마음이 편치 않은 상황입니다.
기름값에 인건비 등 운영비를 생각하면 오히려 배 타고 조업 나가는 게 더 손해일 정도니까요.
동해에선 오징어가 예전처럼 나지 않으면서, 어민들은 직선거리로만 500km가 넘는 러시아 연해주 해역까지 가서 오징어를 잡고 있습니다.
러시아 어장까지 사흘을 꼬박 항해해야 닿을 수 있는데다 한 달 이상 조업을 해야하는 쉽지 않은 곳이라, 29톤 이상의 대형 채낚기 어선들이 조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잡은 오징어는 어선 내 냉동시설에 즉각 보관돼, 국내로 들어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단됐던 러시아 원정 조업
오징어 어획량이 감소한 건 최근 일이 아닙니다. 러시아 원정 조업은 연안 오징어의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2001년부터 시작됐습니다
러시아 입어가 시작된 이후 2006년 113척까지 늘었지만, 이후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참여하는 어선 수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탓에 지난해는 아예 조업이 중단됐습니다.
올해는 해양수산부가 러시아 측에 내는 입어료가 금융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미국으로부터 받은 뒤 우리 어선 33척이 오는 10월까지 조업을 이어가게 됐는데요.
러시아에서 다시 오징어를 잡을 수 있게 됐지만, 어민들은 러시아에 내는 입어료 부담을 호소합니다.
3년 동안 동결된 입어료가 올해 4.5%가량 오른 데다, 러시아 측이 지난해 입어료까지 물도록 요구한 겁니다.
물론 가장 큰 걱정은 어획량입니다. 러시아에서도 예전처럼 오징어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러시아 조업에 나서는 김성수 근해 채낚기 어선 선장은 "가면 갈수록 러시아도 자원이 고갈돼 가고 있다."라며 "우리 동해에 오징어가 워낙 없으니까 비싼 입어료를 내고 가는데, 거기서도 없으면 희망이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에서라도 만선을 꿈꾸는 어민들은 오징어를 찾아 먼 길을 떠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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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빈 기자 (normalbe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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