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연락에 “소름끼쳐”했던 고인…학교는 “번호 바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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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 선택을 한 교사가 작년부터 올해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학교 측에 상담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 의원은 "학생과 학부모로 인한 지속적인 업무 스트레스 호소에도 학교 측 상담은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며 "학부모 민원 응대를 개별 교사가 아니라 단위 학교나 교육청에서 맡는 등, 업무 부담을 덜어 주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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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사건’ 학부모, 개인번호로 여러번 연락” 고통 호소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 선택을 한 교사가 작년부터 올해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학교 측에 상담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이초는 고인에게 "전화번호를 바꾸라"며 형식적인 수준의 대응을 반복하는 등 실질적인 해결책이나 도움을 주진 못했다.
28일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이초 교사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학교 측에 총 10차례 상담을 신청했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2건, 8건의 상담을 요청했으며, A씨가 사망한 이번 달에만 3건이 집중됐다. 학급 한 학생이 연필로 다른 학생의 이마를 그은 '연필 사건'과 관련된 사안이 2건이었다.
A씨는 이달 13일 상담을 요청하면서 전날(12일) 발생한 연필 사건을 보고했고, 학교 측은 학생과 학생 학부모의 만남을 주선했다.
그러나 A씨는 연필 사건에 대해 재차 상담을 요청하면서 "연필 사건이 잘 해결됐다고 안도했으나, 연필 사건 관련 학부모가 개인번호로 여러 번 전화해서 놀랐고 소름 끼쳤다"는 취지로 말했다.
학교 측은 A씨에게 "전화번호를 얼른 바꾸라"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료 교사들이 서울교사노동조합 등에 제보한 바에 따르면, A교사가 해당 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었고 학부모의 반응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학교 측으로부터 의미 있는 도움을 받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이초는 지난 20일 교장 명의의 입장문에서도 '연필 사건'에 대해 "학교의 지원 하에 발생 다음날 마무리 됐다"고만 설명하며 사안 축소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A씨는 연필 사건 외 다른 학생 및 학부모로 인한 어려움도 겪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번 달 상담을 요청하면서 또 다른 학생의 문제행동을 토로했다고 한다. 그는 "학생과 학생 학부모가 자꾸 선생님 잘못이라고 한다고 한다"며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자꾸 들으니까 내 탓이라는 생각이 들고 가스라이팅으로 느껴진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학교 측은 'A씨 잘못이 아니며 학생의 상담 치료가 절실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A씨는 지난달 상담에서도 한 학생에 대해 "학생이 이제는 학급에서 '금쪽이'가 됐고 상담을 받는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다. 학부모에게 연락했는데 다소 불편한 기색을 내비쳐 말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TV 육아상담 프로그램에서 따온 표현인 '금쪽이'는 문제 행동을 하는 아동을 지칭한다.
정 의원은 "학생과 학부모로 인한 지속적인 업무 스트레스 호소에도 학교 측 상담은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며 "학부모 민원 응대를 개별 교사가 아니라 단위 학교나 교육청에서 맡는 등, 업무 부담을 덜어 주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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