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부터 미켈란젤로까지 피렌체인은 세상을 바꿨다
우리가 아는 지금의 세상이 탄생한 시기, 근대가 시작된 르네상스를 단테부터 갈릴레이까지 20여 명 이야기를 통해 들여다본다. 그들의 삶에 등장한 또 다른 사람까지 고려하면 단지 20여 명이 아니라 13세기부터 17세기까지 약 400년에 걸친 인문사다. 저자는 르네상스의 원초적 모습이 "꿈, 자부심, 탐욕, 정치적 현실주의, 기술, 공상, 비통함, 그 밖의 많은 것으로 이뤄져 있었다"고 소개한다.
1940년생인 저자는 역사, 철학, 문화 등 다양한 주제로 저서 수십 권을 써온 이야기꾼이다. 아일랜드 더블린 트리니티대에서 철학을 전공한 뒤 영국 킹스턴대에서 철학과 수학을 가르친 바 있다. 이 책은 학술용은 아니지만 참고문헌과 화보 도판도 꼼꼼히 실려 있는 충실한 르네상스 입문서다.
르네상스기엔 위대한 수학자, 철학자, 예술가가 있었고 이들을 꽃피운 메디치 가문이 있었다. 저자는 '신곡'의 단테에서 시작해 보카치오, 페트라르카 등 문학의 거장, 원근법을 발견하고 돔 건축을 완성한 브루넬레스키, 수도사이자 종교개혁가 사보나롤라 등 르네상스인의 일생과 업적을 옛날이야기 들려주듯 풀어낸다.
특히 저자는 르네상스 후기에 등장해 서양 세계의 정치·예술·과학을 변화시킨 3인방으로 마키아벨리, 미켈란젤로,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꼽는다. 르네상스 인문주의의 정점이자 근대의 시원과도 같은 인물들인 셈이다.
책의 마지막 장은 '지동설'을 주장한 근대 과학의 아버지 갈릴레이 이야기다. 새로운 지식은 관찰과 검증으로 확인해야 한다며 '증명의 시대'를 열었다. 그는 수학자이자 음악가였던 아버지에게서 수학적 능력과 반항적 기질 등을 물려받았다.
'천동설'이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여지던 시대에 '지동설'을 주장한 것은 갈릴레이가 자유와 계몽의 상징이 되기에 손색없는 일화다. 그는 당시 재판에 회부되자 무서운 고문 도구에 겁을 먹고는 '자신의 세계관을 포기하고, 저주하고, 혐오하는 데' 동의했다고 한다. 그 결과 고문을 받지 않고 풀려났는데, '그래도 여전히 지구는 돈다'고 중얼거렸다. 이후 갈릴레이는 가택연금을 당했다. 그러나 사상마저 구속할 순 없었고, 훗날 그의 저술이 유럽 대학에 퍼지면서 근대 과학혁명이 시작됐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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