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제추행 혐의’ 임옥상 작품 철거키로…“공공미술 취지 안 맞아”

서울시가 시립 시설 내 설치된 작가 임옥상(73)씨의 작품을 법원의 1심 판결 후 전부 철거하기로 했다. ‘1세대 민중미술작가’로 불리는 임씨는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서울시는 시립시설 내 설치 및 관리중인 임 화백의 작품 총 5점을 내달부터 순차적으로 철거한다고 28일 밝혔다. 5점은 광화문역과 서울숲, 하늘공원,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앞 정원, 남산공원 통감관저터에 설치돼 있다. 5점 모두 설치(조형) 미술작품이어서 철거 설계 등 사전절차 등을 거칠 예정이다. 이중 위안부, 여성과 관련된 ‘기억의 터’의 경우 철거를 원칙으로 하되 조성 당시 조성위원회와 모금 참여자 등 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는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2012년 서울 서소문청사 앞 정원에 설치된 임옥상 화가의 작품 ‘서울을 그리다’. 서울시 제공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하진우 판사는 지난 6일 임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임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으며 선고 기일은 내달 17일이다. 임씨는 2013년 8월 한 여성을 강제로 껴안고 입을 맞추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로 지난달 9일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최후변론에서 “10년 전 순간의 충동으로 잘못된 판단을 해 피해를 줬다”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시 관계자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작가의 작품을 유지·보존하는 것이 공공미술의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