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장서 동료들 몰카 찍은 해군... "피해자만 70여명"

몰래 촬영. [연합뉴스]

샤워장에 휴대전화를 숨겨 동료 장병 수십명의 신체를 촬영한 해군 병사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28일 전남경찰청과 군 당국에 따르면 전남지역 해군부대 소속 병사 A씨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부대 생활관 샤워장에서 몸을 씻거나 옷을 갈아입는 동료 장병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압수한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신원이 쉽게 분별되지 않지만 장병 최대 약 70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 수는 전역했거나 다른 부대로 전출돼 구체적인 피해자 규모 파악과 조사에만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피해 신고를 접수한 군 당국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A씨는 "성적 호기심 때문에 범행했다"며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에 쓰인 휴대전화는 카메라 기능을 차단하는 보안시스템을 피해 부대 안까지 몰래 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해 A씨 신병 처리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수사 직후 피해자 보호 차원으로 A씨는 다른 부대로 소속을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정황은 아직 없다.

한편 온라인 군 커뮤니티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서는 '언제 몰카를 찍힐지 모른다는 생각에 항상 불안감에 떨고 있다', '같은 생활관 쓰는 수병들(은) 영상 유출 등으로 모두 불안에 떨고 있다' 등 피해 수병들의 호소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조서현기자 rlayan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