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산업은행 거래처 10곳 중 8곳 “부산 이전 반대… 업무 불편 초래”

김유진 기자 2023. 7. 2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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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거래처 10곳 중 8곳이 산은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처들이 산은 본점 이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산은이 전날 발표한 '부산 이전 계획안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에서도 수도권 정책금융 지원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산은 노동조합은 본점 부산 이전 시 정책금융 업무 수행 불가로 인한 손실이 2조6677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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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본점 거래처 대상 설문조사 결과 입수
금융기관 등 거래처 83.8% 산은 이전 반대
사측 컨설팅도 “수도권 정책금융 대응 단기적 애로”
28일 부산 이전 직원 설명회 파행…부서장만 참석
산업은행 전경/산업은행

산업은행 거래처 10곳 중 8곳이 산은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의 본점이 부산에 자리 잡을 경우 업무에 불편을 초래해 제대로 된 금융거래가 힘들다고 판단한 것이다.

산은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부산 이전 계획안 연구용역’에서도 산은의 조직과 기능을 모두 부산으로 옮길 경우 수도권 정책금융의 수요 대응에 단기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처럼 산은의 부산 이전을 둘러싸고 수도권 정책금융 수요 대응에 대한 문제가 안팎에서 제기된 만큼 산은의 부산 이전 논의 전 해당 문제의 매듭을 먼저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손민균

28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KDB 산업은행 본점 거래처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거래처의 83.8%가 산은 부산 이전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산은의 본점 이전 반대는 재무 및 자금부서(90.0%), 금융기관(83.7%)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해당 설문은 산은 노조가 엠브레인에 의뢰해 거래처 9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 거래처의 85.8%는 산은 부산 이전 시 업무처리에 불편을 느낄 것이라고 응답했다. 거래처들은 ▲상시적 미팅이 어려울 것 같아서(34.1%) ▲본점 이전으로 인력 이탈에 따라 금융 전문성이 약화될 것 같아서(23.3%) ▲금융기관이 모여 있어야 금융 거래가 원활해서(23.2%) 등의 이유를 꼽았다.

또한, 거래처의 83.2%는 산은 이전 시 본인들의 회사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봤다. 이들은 적시성 있는 금융 거래가 어렵고(41.9%), 미팅을 위한 출장비 등 비용 지출 과다(38.5%) 등의 이유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산은의 본점 이전이 응답자 회사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14.7%였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2.1%에 불과했다.

그래픽=손민균

거래처들이 산은 본점 이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산은이 전날 발표한 ‘부산 이전 계획안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에서도 수도권 정책금융 지원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삼일PwC는 해당 연구용역에서 필수적인 조직을 제외하고 산은의 모든 조직과 기능을 옮기는 ‘지역성장 중심형 이전 방식’에 대해 “주요 금융사와 기업이 서울에 집중된 상황에서 수도권 정책금융의 수요 대응에 단기적인 애로가 우려된다”라고 했다.

산은 안팎에서 본점 이전 시 수도권 정책금융 수요 대응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산은 노동조합은 본점 부산 이전 시 정책금융 업무 수행 불가로 인한 손실이 2조6677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정부와 산은은 문제 해결을 위해 단계적 조직 이전 등 유연한 이전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단기적인 수도권 정책금융 수요 대응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일정 조직·기능만 먼저 부산에 내려가 역량을 키우고 그 역량이 어느 수준에 올라오면 나중에 서울 조직을 이전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다”라고 했다.

한편 산은이 이날 오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던 부산 이전 설명회는 파행됐다. 노조와 직원들이 설명회를 거부하며 해당 설명회는 부서장 대상 설명회로 변경돼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산은 직원 대부분은 본점 이전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산은 노동조합이 직원 2052명을 대상으로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할 시 이주 의향이 있는지 설문한 결과 직원의 94%가 이주 의사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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