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공들인 행사에서 활짝… 프리고진, 건재한 모습으로 등장

김자아 기자 2023. 7. 2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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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목격된 예브게니 프리고진(오른쪽)./페이스북

러시아에서 무장반란을 일으킨 후 벨라루스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진 민간 용병 업체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프리고진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재하는 주요 외교행사 부대행사에 나타난 만큼 그의 지위가 여전히 건재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각) BBC, dpa통신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이날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상회의 근처에서 아프리카 고위 인사를 만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바그너그룹의 핵심인사 드미트리 시티는 프리고진이 사절단 일원으로 추정되는 인사와 웃으며 악수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시티는 바그너그룹 일원으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활동해왔다.

시티는 “대사가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의 첫 사진을 나와 공유했다”며 “눈에 익은 얼굴들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BBC는 프리고진과 함께 선 사진 속 인물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의전 책임자인 프레디 마포카라고 밝혔다. 특히 마포카가 사진 속에 착용하고 있는 띠가 이번 행사 때 대표단이 착용한 공식 띠와 같은 패턴이라는 점에서 이 사진이 최근에 촬영된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사진이 촬영된 장소는 프리고진 가족이 소유한 상트페테르부르크 번화가에 있는 트레치니 팰리스 호텔로, 지난달 프리고진의 반란 시도 이후 러시아 당국은 이 호텔을 수색하기도 했다. 이 호텔은 정상회의 개최를 지원하기 위해 사흘간 통째로 예약됐다.

프리고진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모습을 다시 드러낸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그의 러시아 내 지위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공을 들이는 행사 부대행사에 접근한 점을 미뤄 그가 여전히 러시아 기득권일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영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스는 “프리고진이 러시아에 계속 나타난다는 점에서 그가 크렘린 기득권 조직의 중요한 일부라는 점이 드러난다”며 “아직까지는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조직에서 떼어내길 꺼리거나 떼어낼 수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24일 러시아군 수뇌부를 제거한다며 반란을 일으켰다. 이후 벨라루스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벨라루스와 러시아를 오간 모습이 종종 포착됐다.

반란 이후 프리고진이 공식 행사에 나타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프리고진은 지난 19일 벨라루스 군기지에서 바그너그룹 용병의 도착을 환영하는 행사에서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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