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펜싱 선수, 러시아 이겨도 ‘실격’…악수 거부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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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크라이나 선수가 전쟁 중인 러시아 선수와의 악수를 거부하며 이기고도 실격처리 되는 일이 발생했다.
27일(현지시각) <아에프페> (AFP), <가디언> , <비비시> (BBC) 등 외신을 보면,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펜싱 세계선수권 대회 사브르 64강전에서 우크라이나의 올가 하를란과, 러시아 출신의 안나 스미르노바가 만났다. 비비시> 가디언> 아에프페>
하를란은 국제대회 입상 경력이 많은 우크라이나 펜싱의 간판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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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선수 “변한 세상 맞게 규칙 바뀌어야”
펜싱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크라이나 선수가 전쟁 중인 러시아 선수와의 악수를 거부하며 이기고도 실격처리 되는 일이 발생했다.
27일(현지시각) <아에프페>(AFP), <가디언>, <비비시>(BBC) 등 외신을 보면,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펜싱 세계선수권 대회 사브르 64강전에서 우크라이나의 올가 하를란과, 러시아 출신의 안나 스미르노바가 만났다. 승패는 15-7로 하를란의 승리로 돌아갔다. 하를란은 국제대회 입상 경력이 많은 우크라이나 펜싱의 간판 선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각종 국제스포츠대회 참가 금지 등 제재를 받은 상태인데 스미르노바는 국가 대표가 아닌 중립국 소속의 개인 자격으로 출전했다. 국제펜싱연맹(FIE)은 지난 5월 러시아 출신 선수 17명에게 이 자격을 부여했다.
문제는 경기가 종료된 뒤 벌어졌다. 경기를 마친 뒤 스미르노바가 하를란에게 악수를 청했으나 하를란은 자신의 펜싱 검을 내민 채 거리를 두고 악수를 하지 않고 피스트(펜싱 경기대)를 벗어났다. 스미르노바는 이 상황에 대해 항의를 표시하는 듯 피스트에 의자를 놓고 한참을 앉아 있었다. 가디언은 스미르노바가 50분 동안 앉아 있었다고 전했다.
국제펜싱연맹 경기 규정엔 경기 결과가 나온 뒤 두 선수가 악수를 해야 한다고 명시하는데, 결국 하를란은 스포츠맨답지 못한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블랙카드’(퇴장명령)를 받고 실격처리 됐다.
하를란은 현장의 기자들에게 “FIE 회장이 악수 대신 검을 터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확언했다”고 주장하며 “오늘 제가 전하려 한 메시지는 우리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스포츠 경기장에서 러시아 선수들과 마주할 준비가 됐지만 결코 그들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로이터는 하를란이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을 통해 “오늘은 매우 어렵고 매우 중요한 날이었다. 오늘 일어난 일은 많은 의문이 든다”며 “나는 그 선수와 악수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를 실격시킨다는 말을 들었을 때 고통으로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이 세상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규칙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실격 처리가 철회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부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하를란은 공정하게 경쟁해 승리했다. FIE가 그의 권리를 회복하고, 계속 경기할 수 있게 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펜싱 연맹도 대응을 검토 중이다.
앞서 국제 테니스 대회인 ‘2023 윔블던 챔피언십’에서 러시아·벨라루스 출신 선수들과의 악수를 거부했던 엘리나 스비톨리나는 “국민을 위해 옳은 일을 했다”라며 하를란의 행동을 지지했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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